추석 앞두고 차례상 물가 비상…식용유 55.6%↑·밀가루 36.4%↑

입력 2022-08-04 11:26수정 2022-08-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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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73.0%), 배추(72.7%) 등 채소류 가격도 급등…정부, 8월 중 민생대책 발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급등하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농·축·수산물 가격뿐 아니라 전기·가스·수도 품목도 모두 전달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작년 동월보다 6.3% 상승했다. 이는 1998년 11월(6.8%) 외환위기 이후 23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예년보다 이른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차례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식용유, 밀가루 등 차례상을 준비할 때 사용되는 품목들의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서다.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성수품 등 관련 물가가 더 오르는 경향이 있어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차례 음식 준비에 빠질 수 없는 식용유 가격은 1년 전보다 55.6% 올랐다. 해바라기씨로 만든 식용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영향으로 공급을 못 하게 됐고,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차질까지 겹치면서 식용유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CJ제일제당 등 식품업계에서도 최근 식용유 가격을 인상해 식용윳값은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주요 농산물 도매가격 상승률 (손미경)

부침개 등 명절 음식을 만들 때 쓰이는 밀가루와 부침가루의 가격도 각각 36.4, 31.6%씩 상승했다. 이 또한 세계 1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밀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밀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분기(7∼9월) 밀, 옥수수, 쌀 등 곡물의 수입단가는 2분기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잡채 등에 쓰이는 당면 가격은 1년 전보다 12.2% 올랐고, 떡도 4.9% 상승했다. 소금(27.9%), 간장(10.4%), 된장(10.4%), 식초(14.8%), 혼합조미료(11.8%) 등 요리에 기본적으로 쓰이는 조미료 가격의 상승률도 가팔랐다. 갈비찜 양념 등에 쓰이는 물엿 가격도 1년 새 17.2%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농산물(8.5%)을 중심으로 7.1% 상승한 가운데, 생산비 상승과 장마·폭염 등 기상 요건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가 25.9% 급등했다. 채소류의 상승 폭은 2020년 9월(31.8%) 이후 최대치다.

채소류 중에서는 오이와 호박이 1년 전보다 73.0% 오르면서 가장 많이 올랐고, 배추(72.7%), 시금치(70.6%), 열무(63.5%), 상추(63.1%), 부추(56.2%), 무(53.0%), 미나리(52.0%), 파(48.5%) 등도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수입 쇠고기(24.7%), 닭고기(19.0%), 돼지고기(9.9%) 등 육류 가격도 많이 올랐다. 다만 명절 성수품인 사과(-13.0%)와 배(-14.0%)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고, 작황이 양호해 추석 기간 공급도 원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먹거리 물가의 가파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달여 남은 추석 물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한 민생 대책을 8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민생경제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길 것"이라면서 "예년보다 이른 추석에 대비해 밥상물가 안정과 필수 생계비 경감 등 내용을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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