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尹-펠로시 만남 기대됐지만…결국 만나지 않기로

입력 2022-08-03 17:19수정 2022-08-0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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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대통령 휴가 겹쳐 만나는 일정 잡지 않았다"
오후 "예방 일정 조율 중→오전 브리핑 그대로"
"우리끼리 아이디어 잘못 전달…조율도 안했다"
펠로시 대만 방문으로 고조된 미중 갈등에 고심한 듯
중국 군사훈련 시위에 "역내 평화 최우선" 원론적 입장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나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만남 여부를 두고 기대감이 높았지만, 결국 만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펠로시 의장이 방한해 4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휴가기간과 겹쳐 만남은 없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청사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방한 일정이 대통령 휴가와 겹쳐서 만나는 일정을 잡지 않았다”며 “한미 양국 국회의장 만남을 통해 많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동아시아를 순방하며 각국 정상과 만났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예방이 이뤄지지 않는 건 다소 의아하게 받아들여졌다. 윤 대통령은 애초 검토했던 지역 방문 일정도 취소하고 서초 사저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다 오후 국민의힘과 외교가발로 펠로시 의장의 예방 일정이 조율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이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의 예방은 확정이 아니고 조율 중”이라며 “애초 대통령이 휴가 중 지방 일정을 계획해서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국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최종 결론이 났다. 대통령실은 공지문을 통해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만남은 대통령의 휴가 일정 등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오늘 오전 브리핑 내용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지 직후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 펠로시 의장과 만남은 조율하지 않았고, 우리끼리 아이디어 차원에서 얘기하던 걸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의 면담 제안도) 전혀 없었다”고 부연했다.

‘아이디어 차원’은 미중 사이 균형외교를 하는 처지에서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날 경우 손익을 따졌다는 것으로 읽힌다. 펠로시 의장을 만날 경우 대만 방문으로 뿔이 난 중국의 항의를 받을 수 있고, 만나지 않는다면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어서다.

펠로시 의장이 이날 대만을 방문하면서 중국은 대만 해협에서 군사훈련에 나서고 북한은 '미국의 내정간섭'이라고 맹비난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에 역내 평화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당사국들과 소통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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