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아파트 거래 급감…분당·일산 집값도 꺾였다

입력 2022-08-02 18:00수정 2022-08-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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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1기 신도시' 개발 속도 조절에 금리 인상 '겹악재'
분당ㆍ일산 아파트값 18주 만에 하락
“수요자 관망세로 돌아서…추가 하락 불가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이 심상찮다. 주요 지역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거래량은 급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1기 신도시 특별법’ 및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추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부동산 조정 국면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분당구와 일산동구 아파트값은 18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1기 신도시 집값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1기 신도시 개발 정책이 지지부진한 것이 첫 번째로 꼽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1기 신도시 특별법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해당 공약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자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급속히 사그라졌다.

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매수세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국적인 집값 하락장에서도 상승세를 보이던 분당과 일산동구 아파트값 마저 떨어졌다. 1기 신도시 중 집값이 오른 곳은 일산서구가 유일하다.

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지난주(25일 기준) 분당구 아파트값은 0.02% 하락했다. 3월 21일 조사에서 0.01% 떨어진 이후 18주 만에 하락을 기록했다. 일산동구도 지난주 0.01% 떨어지면서 4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1기 신도시 아파트값 약세는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 ‘중산마을11단지현대’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17일 4억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5월 4억8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된 것보다 8000만 원 떨어졌다.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이매진흥’ 전용 101㎡형은 지난달 16일 15억3000만 원에 매매됐다. 같은 평형이 4월 15억95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500만 원 하락했다.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4단지’ 전용 35㎡형은 지난달 14일 6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6월 7억10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7000만 원 싼 값에 계약서를 썼다.

(이투데이DB)

1기 신도시 아파트 시장 침체는 거래량 감소로도 확인할 수 있다. 6월 1기 신도시 지역(경기 성남시 분당구, 고양시 일산동·서구, 안양시 동안구, 군포시, 부천시) 아파트 거래량은 842건으로 집계됐다. 5월(1301건)과 비교하면 35.28%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성남 분당 44.24%(226건→126건) △고양 일산 43.54%(480건→271건) △안양 동안 38.88%(108건→66건) △군포 31.65%(139건→95건) △부천 18.39%(348건→284건) 순으로 줄었다.

1기 신도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128건에서 1월 866건, 2월 723건으로 감소하다 3월 1020건, 4월 1357건 등으로 반등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여야 후보가 1기 신도시 특별법 및 도시정비사업 규제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1기 신도시 일대에 재건축‧리모델링 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퍼진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기 신도시 특별법과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새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정책 추진이 더디자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집값 약세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1기 신도시 특별법 이야기가 나오면서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그라진 상태”라며 “여기에 금리까지 인상되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만큼 앞으로 1기 신도시 집값 조정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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