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경계 싸움, 누구를 위한 건가

입력 2022-08-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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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는 맑음 생보는 흐림', '생 손보 엇갈린 희비'

수년간 흔히 볼 수 있었던 기사 제목이다. 보험사들의 영업 활동을 나타내는 수입보험료에서 지속해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사람의 생존과 사망을 보장하는 생명보험사는 신시장 개척이 어려운 반면, 손해보험사는 새로운 먹거리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최근 발간된 보험연구원 보고서에서도 생보와 손보의 차이는 수치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2022년 수입보험료 수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4.6% 증가,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1년 전보다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보사 중에서도 중소형사들의 우려는 더 크다. 치매보험 등 시장에서 관심을 끌 만한 상품을 개발해도 금융당국의 제동에 걸려 날개를 펴보지도 못하고 추락했다. 대형사에 밀리기 전 시장 선점이 중요한 중소형 생보사들에게는 치명타였다.

생보사들은 이제 '제3보험'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보험 상품은 크게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제3보험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사람 생존·사망과 관련된 종신보험 등은 생명보험, 재물 관련된 자동차와 화재보험 등은 손해보험이다. 질병과 상해, 간병보험 등은 제3보험으로 분류된다. 제3보험은 생 손보사 모두 취급할 수 있다.

앞으로 제3보험 영역을 두고 생 손보사들의 영역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부상치료비 판매다. 자동차부상치료비는 상해보험, 즉 제3보험으로 분류돼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모두 판매를 허용한다. 이 때도 손보사들의 견제가 있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생보사들은 펫보험 시장이 차후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펫보험을 제3보험 영역으로 분류하기 위해 금융당국을 설득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애완동물은 재산에 해당한다며 맞서는 중이다.

손보사들이 재물보험, 일반보험이 아닌 제3보험을 판매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생 손보 경계가 이미 옅어진 상황이다. 어차피 생 손보의 상품은 다를 수밖에 없다. 자동차부상치료비도 생 손보사의 보장내용과 위험률이 다르게 판매되고 있다. 비교와 선택은 소비자가 하게 해주자. 아무도 구매하지 않는 상품의 존재 가치는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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