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에 등장한 히틀러 시계, 14억에 낙찰…유대인 협회 반발 “나치 옹호 이상화”

입력 2022-07-3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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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목시계. (사진=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독일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목시계가 수백만 달러에 낙찰돼 유대인 사회가 크게 반발했다.

30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미국 메릴랜드주 체서피크 소재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에서는 히틀러의 손목시계가 110만달러에 낙찰됐다.

경매장에 따르면 이 시계는 1933년 히틀러가 선거 승리 후 독일 수상이 된 기념으로 선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계 뒷면에는 나치의 표식인 하켄크로이츠와 함께 히틀러 이름의 약자인 ‘AH’가 새겨져 있다.

경매사는 해당 시계에 대해 ‘역사적인 제2차 세계대전의 유물’, ‘독일 역사상 처음 있는 영광’ 등의 표현을 사용해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계는 1945년 프랑스의 한 군인이 독일 바이에른 알프스에 있는 히틀러의 별장에서 취득한 것으로 히틀러의 아내인 에바 브라운의 드레스와 나치 관리들의 사진, 히틀러의 다른 물품 등과 함께 경매됐다.

시계는 110만달러(14억3000만원)을 제시한 익명의 응찰자에게 팔렸다. 당초 거론됐던 200만~400만달러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경매장 측은 이번 경매에 대해 “역사를 보존하는 것이고, 대부분의 판매 물품은 판매 후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되거나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기증된다”라고 밝혔지만 유대인 사회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유대교 율법학자인 메나헴 마골린 유럽유대인협회(EJA) 사무총장은 “나치당이 옹호했던 바를 이상화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준 것”이라며 “역사의 교훈은 분명히 배울 필요가 있지만 이번 물품은 그렇지 않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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