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CB 발행 52% 감소…전환청구권 행사도 40% 급감
올 상반기 메자닌 투자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대한 원금 상환 요구는 24% 가량 늘어난 반면, 신규 발행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환청구권 행사도 40% 급감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만기 전 CB 취득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47건에서 183건으로 24.48% 늘었다.
만기 전 취득이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등을 이유로 발행사가 CB를 다시 같은 값에 되사오는 것을 의미한다. 형식상은 채권 매입이지만, 사실상 투자금 반환인 셈이다.
풋옵션 행사 증가는 메자닌에 대한 투자 매력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같은 기간 CB 발행은 50% 넘게 줄었고,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전환청구권 행사도 40%가량 급감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B 발행 건수는 169건으로 전년도 상반기 272건 대비 37.86% 급감했다. 같은 기간 발행 대금도 4조6851억 원에서 2조2527억 원으로 52%가량 줄었다.
CB를 주식으로 바꾸는 전환청구권 행사도 크게 줄었다. 올 상반기 CB 권리행사 건수는 1426건으로 직전 반기(2404건) 대비 40.7% 감소했다. CB 행사 금액도 1조2328억 원에 그쳐, 직전 반기(1조7284억 원) 대비 28.7% 쪼그라들었다.
현재 기발행 CB는 올해부터 시행된 상향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더욱이 CB는 특성상 이자가 없거나 은행 예금 수준으로 높지 않다. 그러나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주식시장이 조정 장세에 들어서자 과감히 원금 회수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CB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발행 당시부터 어디에 쓸지 정해놓는다. 다행히 사업이 순조로워 현금이 쌓여있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CB 발행 자체가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미기 때문에 새롭게 '뭉칫돈'을 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메자닌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CB는 발행일로부터 1년 뒤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기관들이 내년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한 상장사는 투자자를 찾지 못해 CB를 일반 공모 방식으로 발행하기도 했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회사로서 조기상환 청구는 항상 부담스럽다. 가능하면 CB를 가져와 다른 곳에 팔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다"며 "최근 메자닌 시장이 너무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