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마련 못한 입주예정자들 '전전긍긍'…"집 파는 사람만 있고 사는 사람 없어요"

입력 2022-07-28 17:00수정 2022-07-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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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산업硏 미입주 사유조사
10명 중 4명 "주택 매각 지연"
금리인상 불확실성에 거래 뚝
"선매도·후매수로 위험 줄여야"

(이미지투데이)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매도자는 있지만 매수자는 찾기 어려운 가운데,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를 포기하는 수분양자가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선매수‧후매도 보다는 선매도‧후매수가 주거 이전의 위험성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28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82.3%로 5월(82.4%)보다 0.1% 하락했다.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매각 지연’이 4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입자 미확보'(33.3%), '잔금대출 미확보'(25.5%) 순이었다.

특히 기존 주택매각 지연 사유는 5월 31.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포인트(p) 증가했다. 주산연은 입주율 저하를 막기 위해 주택거래활성화와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확대‧지원 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걱정이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1주택자가 주거지 이동을 위해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기존 주택을 처분한 돈으로 잔금을 치른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집이 팔리지 않자 잔금을 충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서울 송파구 방이동 W공인 관계자는 “급하게 이사를 해야 하는데 집이 안 팔려서 애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전혀 없어서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며 “빨리 팔아달라고 닦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급매를 추천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금리나 대출규제 때문에 급매마저도 잘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S공인 관계자는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 지금 집을 팔려는 사람은 분양을 받아서 입주를 앞둔 사람들인데 집값이 계속 오를 줄 알고 비싼 값에 내놓다 보니 팔리지는 않고 시간만 흐르는 것”이라며 “잔금일이 다가오면 그제야 깎아서라도 팔아달라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1.5로 9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을수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 보니 매물은 지속해서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8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3743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1월 1일 기준) 4만5198건의 매물이 등록됐던 것과 비교하면 4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인천도 각각 44.9%, 54.2% 늘었다.

전문가들은 여유자금이 부족하면 과거처럼 선매수‧후매도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계약이 파기되고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크다. 아직 수요자나 공급자 입장에서 어떤 정점이라는 인식이 없는 상황이라서 사실 매수세가 언제 회복될지 예측 불가능하다”며 “과거에는 선매수‧후매도가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먼저 매도를 하고 매수를 하는 것이 거주 이전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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