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경찰국 신설안 국무회의 통과는 졸속…국민만 바라보겠다”

입력 2022-07-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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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6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류삼영 총경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삼영 총경(전 울산중부경찰서장)이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대통령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을 두고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류 총경은 26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국 신설을 위한 대통령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은 졸속일 뿐만 아니라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고 법치국가가 아닌 시행령 국가를 만드는 심히 우려스러운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통령령이)헌법상 법치주의 원칙, 적법절차의 원칙, 포괄위임금지의 원칙, 법률 우위의 원칙, 법률유보의 원칙 등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의 취지를 잠탈한다”며 권한쟁의심판청구 등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또한, “그간 경찰청과 국가경찰위원회,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 전국의 경찰서장 등 수많은 경찰 관계자들이 경찰국 신설의 위법성, 절차적 문제점, 역사적 퇴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며 “본 사안은 시행령이 아닌 국회의 입법사항임을 밝히고 관련 논의가 보다 신중하고 폭넓게 진행되기를 바랐다”고 했다.

류 총경은 이어 “경찰 중립화의 역사와 현 제도는 민주주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며 “경찰이 국민을 바라보지 못하고 정권과 한 몸이 되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안타깝게도 경찰관 개인으로서나 조직적인 차원에서 경찰국 신설 추진을 막을 방법이 더 이상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정권의 경찰장악과 그로 인한 피해는 역사가 기록할 것이고, 멀지 않은 시기에 바로잡힐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에 대한 대기발령 처분과 향후 있을 감찰과 징계 조치 등에 있어 소송 등 불복절차를 통해 부당성을 알리고 싸워나가겠다”며 “언제나 국민만을 바라보는 경찰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무부 검찰국과 행안부 경찰국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에게는 정부조직법상 검찰에 관한 사무가 있지만, 행정안전부 장관의 권한에는 경찰에 관한 사무가 하나도 없다”며 “과거 치안에 관한 사무가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 장관 치하에 있으면서 인권 침해 등의 문제가 있었고, 경찰은 역사적인 반성에서 31년 전 법으로 행안부에서 독립됐다”고 부연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쿠데타’ 발언을 두고는 “쿠데타라는 단어는 50년전 폐기된 잘 안쓰는 말”이라며 “이 시대에 다시 불러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평했다. 또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경찰국 신설을 감행하는 행위야 말로 헌법질서를 교란하는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감·경위급 회의가 14만 경찰 전체회의로 확대된 것에 대해서는 “지금은 입법이 된 단계고, 우리의 의견은 표시가 됐다”며 “경찰 전체가 단합하고 화합하는 모습이면 어떨까 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선다”고 언급했다.

한편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은 다음 달 2일 공포 및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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