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에 여름휴가 포기하는 '휴포족'…국제항공료 21.4%↑

입력 2022-07-2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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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단체여행비, 1년 전보다 31.4% 급등…비용 부담으로 휴가 포기 44.4%

▲2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김포-하네다 노선 항공편을 이용해 일본 도쿄로 향하는 이용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대 박 모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휴가를 포기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가 두려워서였다면, 올해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여행 경비가 부담돼서다. 박 씨는 "국내 휴가를 가더라도 교통비만 10만 원이 넘고, 그나마 괜찮고 편한 숙소를 가려면 20만 원 이상은 줘야 한다"며 "차라리 집에서 편하게 쉬면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 게 남는 장사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됐음에도 여름 휴가를 포기하는 '휴포족'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여행 경비 또한 치솟았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제 항공료는 1년 전보다 21.4% 상승했다. 국제 항공료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국제유가가 폭등했던 2008년 10월(23.1%) 이후로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해외단체여행비도 전년 동월 대비 4.6% 올랐다.

지난 5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올해 여름 성수기 미주·유럽 항공권 가격은 1인 왕복 기준 280만~380만 원대였고, 동남아 항공권도 100만~115만 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이전 미주·유럽이 150만~200만 원, 동남아 항공권이 50만 원 수준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항공료의 상승세는 최근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영향이 크다. 실제로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7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해외여행이 부담스러워 국내여행으로 눈길을 돌리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단체여행비는 1년 전보다 31.4% 급등하면서 통계 집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을 보였다. 렌트카 등 승용차임차료도 28.9% 상승했고, 국내 항공료도 19.5%나 올랐다. 호텔숙박료도 7.3% 올랐고, 콘도 이용료와 여관 숙박료도 각각 5.0%, 2.3% 오르는 등 숙소비도 상승했다. 휴양시설 이용료도 7.3% 급등했다.

최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개인회원 10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휴가 계획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휴가를 포기하는 이들은 25.1%에 달했다.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가장 큰 이유로 '비용 부담'(44.4%, 복수응답)을 꼽았다. 식비·교통비·숙박비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휴가 비용 지출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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