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추가 지원 없다”… 독자 생존해야 하는 대우조선해양의 앞날

입력 2022-07-24 15:33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파업으로 8000억 규모 손실 발생해
공정 지연 해결 못하면 유동성 악화
생산 재개 등으로 정상화 서둘러야
대우조선, 1독ㆍ2독 재개 작업 진행

▲대우조선해양이 23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점거 농성으로 중단됐던 1독(dockㆍ선박건조장) 진수 작업을 재개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하청 업체 노동조합 장기 파업이 51일 만에 극적 타결됐지만 막대한 규모의 손실과 노노(勞勞) 갈등이라는 큰 상흔을 남겼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의 채권단 최대주주(지분율 55.7%)인 KDB산업은행이 일절 추가 지원을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독자 생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누적 손실액은 현재까지 매출 감소(6468억 원), 고정비(1426억 원)와 선박 11척에 대한 지체보상금(271억 원)을 포함한 총 8165억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500%를 넘은 상태로 최근 10년간 적자만 7조 원을 넘는다.

노사 간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회생절차는 피하게 됐다. 하지만 추가 공적 자금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데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 문제 등이 산재해 있는 만큼 빠른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지난 22일 산은 측은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금지원은 있을 수가 없다”며 “경쟁력 강화가 아닌 파업을 해결하기 위한 자금지원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자금난으로 지난 2016년부터 채권단의 구조조정 작업과 새 주인 찾기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1월엔 유럽연합(EU)의 반대로 현대중공업그룹과 인수합병이 무산됐다. 경영 정상화가 우선되지 않으면 매각에도 차질이 빚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00년 이래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만 12조 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7546억 원의 영업손실, 올해 1분기 470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영업익 컨센서스 역시 5000억 원대 손실이 추산됐는데 여기에 파업 손실(8165억 원)까지 반영하면 영업손실은 6000억~9000억 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우선 대우조선해양이 손해를 최소화하긴 위해서는 건조 속도를 높여 공정 지연을 최대한 해소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산은의 추가 대출 등 자금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공정 지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선수금 및 인도 대금 지연까지 겹쳐 하반기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대우조선해양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지금부터 지연된 생산 공정 만회에 모든 역량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원ㆍ하청 상생 협력을 위해서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공정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휴가 기간(7월 23일~8월 7일) 중 특근이 가능한 인원을 집중 투입해 거제 옥포조선소 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다.

파업 기간 하청 노조가 1독(dockㆍ선박건조대)을 점거하면서 선박 건조 공정이 5주가량 밀렸다. 납기일을 지키지 못하면 하루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에 이르는 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수 있는 만큼 해당 선박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생산 재개 및 후속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은 1독 선박 건조와 2독 선박 진수 재개작업을 진행했다. 길이가 530m에 이르는 1독은 상선 4척을 한꺼번에 건조할 수 있는 옥포조선소 핵심 생산시설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2일 하청노조가 1독의 점거를 풀자마자 바닷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튿날 선박 중 선체 블록 조립, 기관ㆍ장비 설치가 끝난 30만 톤(t) 초대형 원유운반선 1척을 빼냈다. 이번에 진수된 선박은 후반 작업 및 시운전 등을 거쳐 선주에게 인도된다.

한편 23일 법원은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에 적극 가담한 조합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선박 생산 재개 가속과 함께 체포영장 기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또한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