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 ‘인기몰이’…“이 정도는 구매 여력 있어”

입력 2022-07-12 17:00수정 2022-07-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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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거래 절반이 '전용 60㎡ 이하'
고금리 부담에 소형평형 수요 급증
1인 가구도 증가세…"공급 늘려야"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지만 작은 평형의 아파트에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0채 중 5채는 소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지만 소형 아파트에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인해 고가‧중대형 아파트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이 저가‧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총 4075가구로 집계됐다. 비중은 51.47%로 지난해 같은 기간(46.16%)보다 5%포인트(p) 이상 증가했다. 2007년(55.00%)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만 놓고 보면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21.99%)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2020년 같은 기간 초소형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각각 12.56%, 9.51%에 불과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규모 및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을 고려해 수요자들이 작은 평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규제로 넓은 평형의 고가아파트는 대출이 나오지 않거나 한도가 낮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비싼 아파트일수록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도 크게 증가했다. 결국,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저가‧소형아파트로 한정된 것이다.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소형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8억6873만 원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2억7992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67% 수준이다.

서울 1인 가구 수도 증가하는 추세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울의 1인 가구 수는 139만701가구로 조사됐다. 2019년(129만9787가구)에 비해 9만 가구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15년 111만5744가구 △2016년 113만8860가구 △2017년 118만540가구 △2018년 122만9421가구 등 매년 1인 가구 수가 늘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넓고 비싼 아파트는 대출이나 원리금 상환에 부담이 크다 보니 작고 저렴한 아파트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요즘과 같이 대출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대출 규모를 줄이는 방법은 면적을 줄이거나 지역을 외곽으로 이동하는 것뿐”이라며 “경제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어쩔 수 없이 소형아파트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형아파트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고려해 정부가 전용면적 40~60㎡ 평형의 소형 아파트를 많이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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