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 당분간 이어진다…"7~8%대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입력 2022-07-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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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제 어려운 공급측 요인이 물가 상승세 주도…공공요금도 아직 반영 안 돼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올해 봄철 가뭄과 재배면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달 배추 도매가격은 10kg 기준 1만 500원, 당근 20kg 내외 도매가 기준 3만 7,000원으로 예상돼 1년 전보다 각각 90.9%, 94.7%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이투데이DB)

2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6%대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 유가와 곡물가 등 물가 상방 요인이 여전한 데다 7월 전기ㆍ가스 요금 인상 등 아직 반영되지 않은 요인도 있어서다. 현재 같은 상승 속도가 유지되면 물가 상승률이 7~8%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계청은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8.2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3.6%)부터 전월 대비 0.6~7%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가 연말까지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물가 상승률은 정부가 6월 경제정책방향에서 예측한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월별로 보면 8%대의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금처럼 높은 상승 속도를 유지한다면 월 7~8%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올해 전체로 보면 지금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을 때의 전망치가 4.7%이기 때문에 이보다는 높은 수치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6%대 이상의 가파른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농·축·수산물 등 공급 측면의 요인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 심리 회복에 따른 외식비 상승 등 수요 측면의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서다. 7월부터 적용되는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 등 아직 포함되지 않은 상방 요인도 존재한다.

공급 측 요인인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6월 물가에 기여한 정도는 35.7%다. 이는 지난달(34.6%)보다 1.1%포인트(P) 확대된 수치다. 수요 측 요인으로 분류되는 개인서비스도 이달 물가 상승에 29.4% 기여하면서 전월(29.1%)보다 확대됐지만, 공급 측 요인보다는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낮다. 수요 측면도 유류비나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인상 등 대외적인 공급 측면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사실상 공급 측 요인이 현재의 물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급 측 요인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정부의 통제가 어려운 대외 요건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내놓고 있는 유류세 인하와 할당관세 적용 방안도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뿐 물가 자체를 내리는 것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아직 물가에 반영되지 않은 요인들도 있다. 우선 공공요금인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이달 1일부터 인상됐기 때문에 7월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전기·가스요금 자체가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공공요금은 모든 상품·서비스의 원재료인 만큼 전반적인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법인세 등 정부의 대대적인 감세 정책에 따라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이 늘어나 향후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국제에너지·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고유가 지속,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 확대, 전기료·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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