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현대차 노조 파업…파업 시 생산 차질 불가피

입력 2022-07-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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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서 찬성률 71.8% 가결

▲현대차 노사 대표가 지난달 10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2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경영 환경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완성차 업계의 판매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조합까지 예고돼 사실상 경영 환경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완성차 판매량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올 1∼6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36만9535대, 기아 33만3340대 등 70만287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줄어든 수치다. 세부적으로 현대차는 13.3%, 기아는 11.9%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 수급 불안이 상반기 내내 지속되며 완성차 업계의 판매 실적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2020년 말 시작된 반도체 수급 불안은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항만 병목현상 등이 겹치며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8일간 벌어진 화물연대의 총파업도 생산 차질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까지 파업 강행을 예고하면서 추가 생산 차질도 불가피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출고 적체 현상으로 소비자들의 불편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지난 1일 전체 조합원(4만6568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4만958명(투표율 87.9%) 중 3만3436명(재적 대비 71.8%)이 찬성했다. 파업 투표 가결에 이어 오는 4일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파업권을 가지게 된다.

노조는 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일괄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여름 휴가 전인 이달 중순이나 말에 파업할 가능성이 크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2018년 이후 4년 만의 파업을 벌이는 것이다. 노조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한일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무분규로 타결했다. 2019년과 지난해에는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가결됐으나 실제 파업하지는 않았다.

올해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신규 인원 충원 △정년 연장 △고용 안정 △임금피크제 폐지 △미래차 산업 관련 국내 공장 신설·투자 등도 별도로 요구했다.

사측은 아직 일괄 제시안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가 지난달 22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본교섭은 중단됐지만, 실무교섭은 진행 중이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차량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 올해 6월 초 약 한 주간 이어진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2000대 이상의 차량 생산 차질과 누적 3000억 원(추산)의 피해액이 발생한 만큼 노조 파업의 타격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조 파업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현대차의 인기 차종의 차량 출고 지연 기간은 1년 이상으로 알려졌다. 노조 파업 시 차량 출고 기간은 기약 없이 길어진다.

일부 업계에서는 노조가 부분 파업으로 나설 가능성도 보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2018년 4일간 부분 파업에 나선 전례가 있긴 하지만 노조의 전면 파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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