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오피스텔 감금·살인' 20대 동창생들 2심도 징역 30년

입력 2022-06-3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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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사망 가능성 알고도 조치 없어…살인 고의 인정"
"재범 가능성 작아…안모 씨 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 기각"

▲마포구 오피스텔 감금·살인사건 (뉴시스)

서울시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등학교 동창생을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 부장판사)는 3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강요)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발찌(전자발찌)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안모 씨에게는 징역 30년이 선고됐지만 1심에서 명령한 전자발찌 10년 청구는 기각됐다. 차모 씨에게도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 씨와 안 씨는 피해자를 감금·폭행하고, 음식을 주지 않으며 외출할 때마다 접착용 테이프와 케이블타이로 피해자의 다리를 묶어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며 "그 결과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해 사망에 이를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이러한 상태에 있음을 알고도 병원에 이송하는 등의 기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들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들은 2020년 상해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피해자를 서울로 납치했고, 화해했다는 것을 경찰에게 보여줘 고소를 취소하게 하려는 내용의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당일 새벽에 피해자가 위독함을 알고도 경찰에 알려질 것을 염려해 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이후 신고하면서도 감금·폭행을 숨기려고 했다"는 이유로 김 씨와 안 씨에게 보복의 목적이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안 씨가 자신은 김 씨에게 종속되어 독자적 행동이 어려웠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 씨에게는 정상적 지능·인지기능이 있고 범행 장소가 오피스텔에 국한돼 목격자가 없는 만큼 잘못을 떠넘기기 위한 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원심과 양형 조건이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안 씨의 경우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와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차 씨에 대해서는 "김 씨와 안 씨가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가 착취할 것을 알면서도 연락해 집 밖으로 불러내고, 김 씨와 안 씨에게 피해자의 집 위치를 알려줘 약취 범행을 방조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김 씨 등은 지난해 4월 1일부터 6월 13일까지 고등학교 동창인 피해자를 서울시 마포구 오피스텔에 감금한 뒤 폭행과 고문을 가해 폐렴·영양실조 등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20년 9월~11월 피해자를 위협해 허위 채무변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4차례에 걸쳐 겁박하고 청소기와 휴대전화 등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측이 상해죄로 고소하자 이들은 앙심을 품고 보복과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지난해 3월 31일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가 감금·폭행·고문·금품 갈취 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장소인 오피스텔은 안 씨 부모가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안 씨를 위해 얻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와 안 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10년 명령했다. 이들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차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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