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ESG 위험 기회와 비즈니스의 통합

입력 2022-06-29 14:56수정 2022-06-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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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대신지배구조연구소장

실무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회사 실무에 적용하는 방식은 업태별로 또는 분야별로 매우 다양하다. 우선, 기업의 세부 ‘ESG Risk & Opportunity Profile’을 예로 들어 보자. CJ제일제당은 ‘기후변화대응 보고서‘를 통해 이를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규제와 제품의 생산에서 유통까지 비즈니스의 전체 과정에서 공급망 관리가 강화되고 탄소 국경 조정 제도 도입 등이 본격화됨에 따라, ESG 위험과 기회에 효과적인 대응을 못 할 경우 자칫 중요한 사업 기회 상실이나 손실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 회사는 ‘저탄소 제품 제공 솔루션’을 새로운 사업기회로 정의하고, 이에 대한 각각의 위험과 기회 ‘영향도와 대응 방안’을 도출하여 추진하고 있다. ESG 위험과 기회의 활용을 이해하는데 좋은 사례이므로 소개한다.

경영 관리 체계 구축 시 무엇보다 유무형의 손실을 예방할 수 있는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즉 ① 미국과 독일 등 자사 제품들이 진출한 시장에서 탄소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므로 해외 진출과 사업 영위 시 반드시 탄소 비용 리스크를 고려하도록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정비해 규제 리스크(Regulation Risk)에 대비해야 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사들이 공급망 가치 사슬에 탄소 감출 목표를 도입하고 있으므로,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거래가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② ‘공급망 단계별 온실가스 관리 체계’를 정립하고 ‘공급사와 협력 체계를 강화’해서 공급망 리스크(Supply Chain Risk)를 관리해야 한다.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지역이 물 부족 국가라면, 용수 사용 시 지역 사회의 수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악명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사업상 플라스틱 용기 사용으로 생태계 파괴 위험은 어디서나 비판 제기가 가능하다. 이러한 ③ 평판 리스크(Reputation Risk)를 관리하기 위해, ‘용수 절감 및 진단 프로세스’ 도입 및 ‘폐기물 자원 재활용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

▲CJ제일제당의 리스크 기회 영향도(Impact) 정의 (자료출처=CJ제일제당 기후변화 대응보고서)
단어가 의미하듯 변화(Change)는 속성상 위기뿐 아니라 새로운 행운의 가능성(Chance)도 활짝 열어준다. 비즈니스에서도 위기는 곧 기회다. 혹시 생길 수 있는 잠재적 손실과 위험을 제도와 시스템으로 탄탄히 막고 난 후엔, 이러한 트랜드를 기회로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제 ESG Risk Opportunity Profile을 정의해 할 때다.

환경과 건강이 중요해지고 ‘가치 소비’가 급부상함에 따라, 같은 식품이라도 친환경 원료와 용기,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면 여기에 접목할 수 있는 당 회사의 핵심 역량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즉, 제품의 원료, 생산부터 폐기물 재활용까지 ‘친환경 순환경제’ 비즈니스에 진출할 수 있다면, 회사는 신규 수익원 확보와 동시에 새로운 트랜드를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사업으로 축적된 ‘미생물 발효기술’을 바탕으로, 천연원료를 활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 바로, 석유화합물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바이오 소재’를 활용하는 비즈니스다.

하지만,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ESG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기업에 일방적인 비용 투입이나 희생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기업이 투자한 ‘주주에 대한 최선의 노력과 책임’은 차치하고라도, 기본적으로 이익이 있어야 존속이 가능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도 배치되는 부분이므로 ESG적이지 않다. 기업과 사회와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ESG 비용 대비 효과 분석’(Return on Sustainability Investment, ROSI, NYU Stern)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그럼 구체적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기회 요인의 세부 사항들을 보면 검토 관리해야 할 항목들을 대략 알 수 있다. 정부 정책과 인센티브(정책), 소비자 수요 변화로 인한 매출 기회(트랜드 및 시장 규모), 시장 선점 효과(경쟁), 이를 위한 환경기술 개발 전략 및 R&D 비용(기술), 사내 및 사외 역량 확보 방안(유기적 성장 vs M&A) 확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검토를 거쳐 ESG 과제와 실천이 내재화되고, 세부 실행과제와 이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기 위한 KPI가 도출될 것이다.

▲MSCI 환경 기술 기회 관련 세부 사항(자료출처=MSCI Intangible Value Assessment Methodology)

이러한 ESG 기회 관련 점검 포인트들을 염두에 두고, 다시 CJ제일제당으로 돌아가 보자.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 분야 ‘22년도 R&D 예산 전년도 대비 15.7% 증액된 2734억 원 지원 계획을 밝히고, ‘보건 의료’의 레드 바이오(Red Bio)에 모험 자본을, ‘식량 자원’의 그린 바이오(Green Bio)와 바이오 플라스틱과 같은 ‘에너지 화학’의 화이트 바이오(White Bio)에 맞춤형 금융을 지원한다고 발표하고 5대 추진전략과 10대 과제 추진을 천명했다(정책). OECD 바이오 보고서에 의하면, 화이트 바이오 시장은 총부가가치 비중이 레드, 그린 바이오를 제치고 3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특히 글로벌 생분해 시장의 경우 5년 내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트랜드 및 시장규모). 현재 플라스틱이 13%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소각 또는 매립되는 현실에서(ESG 기회), 회사는 전 세계에서 극소수 기업만 생산하는 PHA 해양 생분해 소재에 진출하여 선점하기로 했다(경쟁). 이를 위해 지난 60여 년간 축적된 자체 역량을 활용하는 동시에(기술), HDC현대PE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여 추진하고 있다(유기적 성장 vs. M&A). 이처럼, ESG의 활용은 ‘비즈니스 모델’에 통합될 때 지속가능한 실천이 가능하고, 재무적 성장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까지 담보할 수 있다.

(출처=어드로이트 마켓리서치, 아시아 타임즈, 매거진 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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