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봉쇄 승리 선언했지만…“정부에 대한 환멸 더 커져”

입력 2022-06-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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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당서기 승리 공식 선언
공산당 중앙당 정책 효과 부각
시진핑 3연임 앞두고 제로 코로나 고집
경제는 부진의 늪, 경제성장률 전망 암울
봉쇄 기간 부실 대응에 주민 불만도 커져

▲중국 상하이에서 23일 한 주민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상하이/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일념으로 상하이를 봉쇄했던 중국 정부가 승리를 선언했다. 확진자가 더는 나오지 않게 됐다며 자국 정책 성공을 홍보했지만, 정작 전례 없는 봉쇄를 겪은 주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더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시 보건위원회는 전날 상하이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리창 상하이 당서기는 상하이 당 대회에서 “상하이를 방어하기 위한 전투에서 승리했다”며 “상하이는 2020년부터 전염병과 끈질기게 싸웠고, 앞으로도 제로 코로나 전략을 확고하게 이행함으로써 나라의 문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전염병 대응에 대한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결정과 계획의 정확성은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 장점을 깊이 이해하게 한다. 모든 사람의 공헌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중앙정부의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역시 “상하이가 공산당 중앙위의 올바른 결정과 계획을 확인해준 코로나19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며 시진핑 정권에 공을 돌렸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이 3연임을 앞두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통한 방역 성과를 내세우길 원하면서 그간 엄격한 방역 정책을 고수했다. 상하이를 4개월간 봉쇄하는 동안 중국 경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정책에 대한 지적도 나왔지만, 당국은 이에 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성과만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참석해 행사 중 박수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하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장기간 봉쇄가 혼란과 절망이라는 유산을 남기면서 정부에 대한 환멸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이웃 주민들이 정부에 식량을 요구하기 위해 냄비를 두드리기 시작했고, 누군가 경찰에 신고할 때까지 수십 명의 사람이 냄비를 두드려댔다”며 “나만 화나고 속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정부의 보급품 전달이 늦어지자 직접 음식을 대량 주문해 이웃에게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보급품을 기다리다간 굶어 죽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매일 받던 PCR 검사는 줄을 서는 사람들끼리 자리다툼으로 번졌고, 일련의 상황들은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고 이들은 증언했다.

공산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나온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경기침체를 비판하며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그는 “경제 발전은 중국인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며 제로 코로나 정책보다 기업활동 개선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또 하오젠쥔 단둥시장은 논평에서 “정부 업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받아들인다. 더 효과적인 통제로 이동할 것”이라며 당국의 방역정책 실패를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글로벌 은행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올해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5.5% 안팎)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는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3%로, JP모건은 4.3%에서 3.7%로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4.5%에서 4%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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