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협력사 인력 문제에 ‘취약’… 인력 유출·파업 ‘이중고’

입력 2022-06-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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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선.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 불황이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 인력 유출, 근로조건 악화 등이 협력사 인력 인프라를 취약하게 만들면서 수주 호황에도 곪았던 부분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원 파업이 26일째 이어지고 있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30%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 결의대회를 여는 등 하청 노동자 저임금 구조를 개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청노동자는 조선업 불황일 때 임금이 삭감돼 최저 임금 수준으로 받고 일했으며, 수년간 빼앗겼던 임금을 원상회복하라는 입장이다. 계약 당사자인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들은 이 조건에 난색을 보였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노조의 쟁의행위로 예정된 1 도크 진수가 중단돼 매출이 수백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0년 동안 대우조선해양의 직원 수는 1만2781명에서 8802명으로 약 31% 감소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 협회에 따르면 조선업황이 활황기였던 2014년 조선업 인력 규모는 20만3000명이었지만, 지난해를 기준으로는 9만2000명으로 약 55%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전남 서남권 소재 조선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대한조선의 수주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조선 블록 납품업체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작업 물량을 조선사에 반납하는 실정이다. 2025년까지 전남 조선업 필요 인력이 9000명에 달하지만 정작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인력난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대불산단 내부에선 인근 업체들끼리 외국인 노동자를 빼가는 경쟁까지 벌어지는 정도다.

유인숙 유일산업 대표는 최근 서남권 조선업 인력 수급 토론회에서 “최근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인근 업체에서 50여 명을 빼가고 인력이 없어 올해만 800억 원가량의 일감을 포기했다”며 “외국인 인력 유치를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하루 속히 철폐하고, 지역에서 이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정주 여건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수 다온산업 대표도 “대불산단 업체의 물량 반납으로 조선사의 사내 협력사도 업무 과중으로 공정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야근과 특근이라도 늘려 공정을 만회해야 하지만 인력난과 주 52시간제 등으로 인력 활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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