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술 마시고 전동킥보드를 타다 자동차를 박았습니다

입력 2022-06-25 10: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친구와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 있는 공유 전동킥보드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다 주차된 자동차를 살짝 박았습니다. 친구는 자동차도 크게 손상되지 않았으니 별일 아니라고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기사를 본 거 같아 불안합니다. 저는 음주운전을 한 것인가요?

Q. 술 마시고 전동킥보드를 몰아도 음주운전으로 볼 수 있나요?

A. 술 마시고 전동킥보드를 모는 행위는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음주운전에 해당합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를 보면,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노면 전차나 자전거를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킥보드는 자동차가 아니기 때문에 법률상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해당하는지 봐야 하는데요.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길거리에서 타는 킥보드는 배기량이 125cc 이하인 원동기가 붙어있어 있어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해당합니다. (이하 김민건 법무법인 우면 변호사)

Q. 음주 뒤 전동킥보드를 타다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자동차 사고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일단 피해자 구호 조치를 하셔야 합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나 아동이라면 구호 조치 판단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아이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연락처를 교부하거나 부모와 통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할 경우 특가법상 도주치상(뺑소니)이 인정돼 큰 처벌을 받을 수 있어요. 주정차 된 차만 손괴한 사실이 분명해도 인적사항을 제공하고 떠나야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Q.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되나요?

A.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해 사람이 다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 적용돼 5년 이하의 금고,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알코올농도 수치가 높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 11이 적용돼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킥보드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자동차만큼 큰 사고가 나진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도 음주운전 전과가 있으면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킥보드 음주운전 역시 운전면허 취소, 정지 사유에 해당하니까요. 별생각 없이 킥보드를 음주운전 하셨다가는 상상 이상으로 고생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음주운전, 신호위반 등 교특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동킥보드 교통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습니다. 반대로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면 피해자와 합의가 있더라도 처벌받습니다. 특히 킥보드를 주로 '보도'에서 타는데요. 보도를 이용하다가 사고가 나면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므로 피해자와 합의를 해도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