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징계 불복에 ‘처럼회 해체론’ 고개

입력 2022-06-22 09:59수정 2022-06-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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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당원 정지 6개월에 '재심' 의사
박지현 "검수완박, 성희롱 비호…처럼회 의원들 부끄럽다"
한동안 잠잠했던 '처럼회 해체' 요구 재점화
당내서도 '팬덤 정치' 결별 요구 거세
의원 전원 참석 워크숍서 공개 제안 나오나

▲여권 '처럼회' 의원들. 최강욱, 김용민, 민형배, 김승원 의원 등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징계에 불복 의사를 밝히면서 '처럼회 해체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잇따른 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팬덤 정치 청산'이 주요 화두였던 만큼 해체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최강욱, 당 징계에 "재심 밟는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성희롱 발언 의혹을 받는 최강욱 의원은 당 징계 불복 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는 21일 밤 페이스북에서 "당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대해 당헌·당규에 의해 주어진 재심 신청 절차를 통해 사실과 법리에 대한 추가적인 소명과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지난달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의 온라인 회의에서 김남국 의원을 향해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당 윤리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최 의원은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 의원은 이날 글에서 "사건의 직접 증거는 존재하지 않고, 여러 진술과 정황에 대한 상반되거나 차이가 있는 의견들이 제출되기도 한 것으로 안다"며 "가급적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에 따른 사실 판단과 결정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리심판원 징계에 강성 지지층도 움직였다. 클리앙 등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는 윤리심판원의 징계 처분을 비난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특히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난하는 글도 많았다.

박 전 위원장을 징계해야 한다는 당원 서명도 진행 중이다. 최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촉구한 데 이어 최 의원이 소속된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 해체를 주장한 박 전 위원장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침묵 깬 박지현 "처럼회 의원들 부끄럽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처럼회 해체론'을 다시 띄운 건 박 전 위원장이다. 그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징계 불복 의사를 밝힌 최 의원을 향해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장문의 반박 글로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부정하면서 재심 신청을 하고 당을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최강욱 의원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수완박, 성희롱 비호, 한동훈 청문회 망신으로 선거 참패를 불러 놓고도,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오히려 저를 공격하는 처럼회 의원들도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처럼회는 팬덤에 취해 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하고 지선을 참패로 이끌었다"며 해체를 주장했다.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강행은 물론 강성 지지층의 '팬덤 정치' 중심에 처럼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후 최 의원 징계를 계기로 강성 지지층이 움직이면서 최 의원이 속한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를 향한 해체론도 다시 불붙은 것이다.

최 의원과 함께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소리를 가장한 무책임한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의 해체 압박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그는 "게다가 당의 정체성과 철학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뻔한 얘기를 하는 것임에도 보수언론에 의해 당을 위한 쓴소리로 추앙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팬덤 정치와 결별해야"

▲더미래 대표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주최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준호 의원, 김기식 더좋은미래 연구소 소장, 기동민 의원, 송갑석 의원, 오기형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최근 '팬덤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도 거세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위해 강성 지지층과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최근 민주당이 개혁 입법보다 '민생 현안' 챙기기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팬덤 정치'가 포퓰리즘 정당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김기식 더미래 연구소 소장은 지난 15일 민주당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주최로 열린 평가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위기 요인에 '내부분열 조직과 팬덤정치의 위험'을 꼽았다.

그는 "조직된 시민과 당원은 양면성이 있다"며 "당내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대중 정당화하는 측면이 있지만 포퓰리즘이 지배하는 정당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서 티파티가 미국 공화당을 장악해 완전히 트럼프 당으로 만들어가던 과정과도 굉장히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이에 '팬덤 정치'와의 결별을 공식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내 재선의원 모임의 대변인 강병원 의원은 16일 비공개 간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언어폭력·욕설·좌표 찍기·문자 폭탄·색깔론 등을 배타적 팬덤으로 구별하고, 이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팬덤 자체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정치인을 응원하는 것을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며 "그러나 그 사람과 다른 의견을 갖는 정치세력에 대해 언어폭력을 행사하고 좌표를 찍는 건 우리 정치문화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선의원인 박정 의원도 전날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원인과 관련 "강성팬덤을 대변하는 민주당의 모습에 중도층이 염증을 느끼고 이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팬덤정치에 의존해 정당의 민주적인 규범을 파괴하는 것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3~24일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에서 당 쇄신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처럼회' 등 모임 해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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