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곡자 해명했지만…‘표절 의혹’ 유희열, 음악 인생 최대 위기

입력 2022-06-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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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안테나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음악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가 만든 노래가 잇따라 표절 논란 불거지면서 그의 싱어송라이터 경력도 도마 위에 오른 것. 표절 의혹이 불거진 곡의 원작자로 알려진 일본의 세계적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후폭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요계는 신곡을 낼 때마다 유사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완벽히 가려내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기획사 차원에서 음악을 검증하고 필터링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온라인상을 중심으로 유희열이 지난해 공개한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2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의 메인테마가 류이치 사카모토 ‘아쿠아’의 곡 진행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희열은 이에 즉각 “관련 제보를 검토한 결과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유희열은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면서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또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유희열이 다른 곡도 표절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일본 싱어송라이터 다마키 고지가 1998년 발표한 ‘해피 버스데이 투 유’와 가수 성시경이 2002년 발매한 동명의 곡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 노래의 작사, 작곡, 편곡을 유희열이 맡았다. 이외에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발표된 유희열의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Feat. 김조한)‘과 그룹 퍼블릭 어나운스먼트의 ’보디 범핀(Body Bumpin‘)’의 유사성도 제기됐다.

▲출처=연합뉴스

이에 대해 사카모토 류이치는 20일 자신의 국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잇뮤직크리에이티브를 통해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나는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며, 많은 것을 배운 바흐나 드뷔시에게서 분명히 강한 영향을 받은 몇몇 곡들을 갖고 있다. 내가 바흐나 드뷔시와 같은 수준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오해를 말아달라”며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이어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를 가미한다면 그것은 훌륭하고 감사한 일이다. 그것이 나의 오랜 생각”이라면서 “나는 여전히 내가 만드는 모든 음악에서 독창성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예술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잇뮤직크리에이티브 역시 “음악적인 분석의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 진행은 표절이라는 논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희열이 대표로 있는 소속사 안테나도 이날 밤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감을 드리게 돼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다시 한번 배려와 따뜻함으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 사카모토 류이치 선생님께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해피 버스데이 투 유’의 유사성 논란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한 유희열은 중학교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 당시 피아노를 빠르게 습득했고, 대학교 진학 후에는 본격 프로세계에 뛰어들었다. 1994년에는 프로젝트 그룹 토이의 첫 앨범을 발매하며 정식 데뷔했다. ‘여전히 아름다운지’, ‘세 사람’, ‘좋은 사람’, ‘그녀가 말했다’, ‘뜨거운 안녕’ 등의 히트곡으로 시대를 풍미한 유희열이다. 뛰어난 작곡 능력과 예능감으로 각종 음악관련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내놓는 곡마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며 유희열이 가진 음악적 역량도 입증해온 바다.

무엇보다 안테나라는 국내 대표 음악 레이블을 이끌며 대중음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이기에 이번 표절 시비는 엄청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14년째 자신의 이름을 걸고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후배 뮤지션들에게 존경을 받아온 만큼, 대중의 실망감은 더욱 크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논란 속 유희열은 21일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표절 이슈 후 대중들과 마주하는 첫 자리다. 유희열이 간접적으로라도 심경을 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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