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ㆍ경 협의체' 출범 초읽기…경찰 제 목소리 낼 수 있을까

입력 2022-06-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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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검ㆍ경 수사권 조정(일명 검수완박) 후속 조처로 검ㆍ경 협의체가 출범하는 가운데 경찰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협의체에 검사는 물론 검수완박을 비판한 인사가 다수 참여하기 때문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주도로 학계와 변호사 등이 참여하는 검ㆍ경 협의체는 30일 첫 회의를 진행한다. 협의체는 '실무위원회 협의회'와 '전문가ㆍ정책위원 협의회'로 꾸려진다. 실무위원회 협의회에서는 후속 입법 사항과 시행령 개정 방향을 논의한다. 실무위원회 협의회에서 이견이 생기면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ㆍ정책위원 협의회 조언을 받는다.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통과로 검찰 수사권이 축소되는 상황이지만 법조계는 협의체에서 경찰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품고 있다. 우선, 인력 구성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실무위원회 협의회는 법무부와 검찰 측 인원 5명과 경찰 측 3명, 변호사 2명으로 꾸려진다. 사실상 경찰이 검찰 지휘를 받았던 관례, 인력 구성 차이로 경찰이 대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이견을 조율하는 전문가ㆍ정책위원 협의회에는 '검수완박' 법안을 비판한 전문가가 포함돼 있다. 12명으로 예정된 전문가ㆍ정책위원 협의회는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등 검사들과 함께 정웅석 형사소송법학회장, 강동범 한국형사판례연구회장 등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웅석 회장과 강동범 회장은 검수완박을 비판한 대표적 법률 전문가다. 정 회장은 4월 열린 온라인 웨비나 '형사소송법ㆍ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및 개선 방안에 대한 긴급토론'에서 "형사사법제도와 관련해 문재인 정권의 개혁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검찰개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에는 무관심했다"며 "형사소송법이 개정됐지만 이제 한국의 형사사법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보는 실무가가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로 형사법학자로 꼽히는 강동범 회장도 4월 '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에 대한 원로 형사법학자 의견서'에 이름을 올렸다. 의견서에는 "검수완박의 문제는 국가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변경하는 것"이라며 "검수완박의 입법은 학계와 실무계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 법안에 대하여 학계와 실무계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와 일반 국민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하라고 간곡히 요청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은 국민이 피해가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한다는 원론적인 방침만 밝히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는 "수사권 축소에 따라 발생하는 검사들의 고충은 물론 궁극적으로 국민 불편을 해소하는 수사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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