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전기요금 딜레마…한전 적자 끝내자니 물가 압박

입력 2022-06-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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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물론 여당도 공공요금 인상 지지
한전 요청 따라 21일 킬로와트당 3원 인상 유력
문제는 소폭 인상으로 못 메우는 한전 적자
인상 폭 늘리기엔 물가 안정이 최우선인 상황
소폭 인상하며 '비용 절감·국고 지원' 병행할 듯

▲지난해 9월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고심 중이다. 문재인 정부가 억눌러온 요금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요금 인상이 최우선 과제인 물가 안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한국전력공사는 16일 정부에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3원 인상하는 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영업적자 30조 원이 예상되는 한전으로서는 절박한 요청이다.

정부는 연료비 연동제 개선을 약속해온 만큼 급등한 연료비 상승분을 감안해 오는 21일 3분기 요금 인상을 발표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도 요금 인상에 동의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당정대 협의에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기요금 조정이 숙제다. 한전이 요청한 kWh당 3원 인상만으로는 막대한 적자를 메울 수 없다. 한전은 지난달 산업부에 연료비 연동제 조정 폭을 현행 분기 기준 ±3원·연간 기준 ±5원에서 분기 기준 ±5원·연간 기준 ±10원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 폭을 넓히기에는 불안한 물가가 큰 부담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큰 폭으로 올리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전날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지금처럼 (kWh당) 1~3원 올려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 전기요금 인상은 당연히 불가피하다”면서도 “하루아침에 전기요금을 30~40원 올려 해결되면 좋지만 물가당국도 고민이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전기요금은 소폭 인상을 지속하면서 한전 적자는 다른 방안으로 메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산업부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비용인 전력도매가격(SMP)에 대한 상한제를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및 자원 사업 특별회계법’에 따른 국고보조금 지원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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