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가루용 쌀로 밀가루 대체…식량자급률 50%, 밀자급률 7.9% 달성할 것"

입력 2022-06-0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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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질미 활용 쌀 가공산업 활성화 방안 발표…연간 20만 톤 공급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정부가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가루용 쌀 산업을 확대해 식량과 밀 자급률을 높이기로 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첫 역점사업으로 2027년에는 분질미(粉質米)를 20만 톤까지 생산한다는 게 목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분질미는 가루로 가공하기 쉬운 쌀이다. 일반 쌀은 전분 구조가 밀착돼 있고 단단하기 때문에 가루로 만들려면 물에 불린 후 건조·제분하는 '습식제분'을 해야 한다.

반면 분질미는 밀처럼 전분 구조가 둥글고 성글게 배열돼 있어 건식 제분이 가능하다. 습식제분보다 비용이 낮고 전분 손상도 적어 밀가루를 대체하기에 유리하고 대량생산에 적합하다.

농촌진흥청은 2002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원542', '바로미2' 등의 품종을 개발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2027년까지 연간 밀가루 수요 200만 톤의 10%에 해당하는 20만 톤을 분질미로 대체해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먼저 안정적인 원료 공급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2027년까지 일반 벼 재배면적 4만2000㏊를 분질미 재배지로 바꾼다. 올해는 기존 분질미 재배농가, 농진청의 시험포장 등을 활용해 분질미 재배면적을 작년의 4배 수준인 100㏊로 늘린다.

내년부터 공익직불제 내에 '전략직불제' 항목을 신설해 참여 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밀 전문 생산단지를 중심으로 밀·분질미 이모작을 유도해 분질미 재배를 확대한다.

분질미 시장 유통은 정부가 직접 나선다. 매년 농가들과 분질미 매입 계약을 맺고 해당 물량을 공공비축미로 보관한다. 이후 밀가루를 분질미로 대체하고자 하는 업체에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방침이다.

쌀가루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식품기업 등 수요처와의 협력에도 박차를 가한다.

올해는 분질미와 쌀가루 1톤을 CJ제일제당, 농심미분 등에 제공하며 내년에는 물량을 약 1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당 업체에서는 이 물량으로 분질미의 가공 적합도를 평가하고 레시피를 개발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식품업계에서는 케이크, 과자류, 밀가루 함량이 낮은 어묵, 소시지 등은 분질미 쌀가루만으로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면 등 면류, 식빵 등 발효빵류, 튀김가루 등 분말류, 만두피 등은 분질미 쌀가루와 밀가루를 혼합해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분질미의 소비 기반을 다지기 위해 생산자, 소비자단체, 제분업체, 가공업체 등이 참여하는 가칭 '쌀가루 산업 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 쌀의 기능성 식품 원료 등록을 추진해 프리미엄 쌀 가공식품 시장을 육성할 예정이다. 학교와 공공기관 등 대량 소비처에 쌀가루 가공제품 공급을 늘리고 분질미를 활용한 제과제빵 기술 교류도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7년까지 쌀 가공산업의 시장 규모를 현재의 7조3000억 원에서 10조 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기간 식량 자급률은 45.8%에서 52.5%로, 밀 자급률은 0.8%에서 7.9%로 각각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을 열고 "개인적으로 최근 몇 년간 관심을 가져온 주제인 만큼 취임 후 처음으로 하게 된 정책 발표"라며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상황에서 이번 대책을 통해 안정적인 분질미 공급·소비체계를 구축해 쌀 가공산업을 육성과 식량 자급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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