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우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
희망의 결핍에 처해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자신에게 결코 다시 일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며, 자신을 좋아하는 연인도 없을 것이며, 그러니 결혼 같은 것은 자기와 먼 얘기인 것으로 낙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희망을 보지 않으려 하니 믿고 꿈꿀 수 없고 그러니 실제 찾을 수도 없는 게 아닐까.
세상으로부터 상처받고 나락으로 떨어졌던 사람들이 회복의 과정에 들어서면 한결같이 다시 찾으려 하는 것, 그것은 ‘일’이었다. 예전처럼, 남들과 같이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그것이 그들이 찾고 있는 희망이다. 직장을 다니고 돈을 벌게 되면 그다음 연애를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어 한다. 그래야 자녀도 낳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그들이 간절히 꿈꾸는 희망이다. 어쩌면 누구에게나 일상이었던 이것이 때로는 누군가에게 간절한 소망이 되기도 한다.
스포츠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숨은그림찾기’를 해 보았는가? 숨겨진 그림을 찾으려면, 먼저 어떤 그림이 숨겨져 있는지 정답을 보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찾기 마련이다. 만일 정답을 보지 않고 그냥 찾는다면 그림을 찾기가 그만큼 어렵다. 정답을 먼저 본다는 것은 거기에 실제로 해당 그림이 숨겨져 있음을 믿는다는 것이다. 찾는 것의 존재를 믿어야 맘속에서 형상화할 수 있고 그래야 비로소 찾아낼 수 있다. 일단 찾기만 해도 실현은 그다음 시간의 문제로 남는다.
우리는 험난한 세상에서 희망의 숨은 그림을 찾고 있다. 나의 직장,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은 이미 저 아래 정답에 그 누군가 새겨 놓았다. 그것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희망 그림이 자기를 찾아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 다만 세상이 좀 넓고 복잡해서, 혹은 노력이 부족하여 내가 아직은 미처 찾아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없어서 못 찾는 일은 결코 없다.황정우 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