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유럽행…대형 M&A 전략에 관심

입력 2022-06-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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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에 도착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길에 오른다. 지난해 12월 중동을 방문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운신의 폭을 확대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을 두고 "삼성의 대규모 인수합병(M&A)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진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튿날인 7일부터 18일까지 네덜란드를 포함해 유럽을 방문한다.

우선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글로벌 업체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로서는 1위인 대만의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EUV 장비를 확보하는 게 핵심 과제다.

이 부회장의 이번 유럽 출장으로 삼성전자의 M&A가 논의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그동안 삼성의 유력 M&A 대상 후보로 꼽혀온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가 있다. 독일에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영국에는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있어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이외에 이들 국가를 찾아 M&A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영국에 본사를 둔 ARM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글로벌 M&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매물로 평가받는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이며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이 개발ㆍ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반도체의 핵심 기술을 여럿 보유한 기술 기업이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9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최대 400억 달러(약 50조 원)에 매각하려고 했지만,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인텔, 퀄컴, SK하이닉스 등이 ARM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몸값도 크게 올랐다. 이제 어설픈 기업은 범접하지 못할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가치가 커진 상황이다.

이처럼 ARM 인수 가격이 천문학적 수준인 데다 주요국 규제 등을 의식해 인수 후보들은 '컨소시엄' 형태를 준비 중이다. 결국, ARM 인수를 위해 기업과 기업의 합종연횡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길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서울에서 만나 양사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과 인텔이 ARM 인수와 관련해 협력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을 지닌 시나리오로 평가한다. 이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이 124조 원에 달하는 데다 시스템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계획인 만큼 ARM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향후 5년간 450조 원의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고성능ㆍ저전력 AP 등에 필요한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가석방 후 처음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당시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인 '누바 아페얀' 의장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버라이즌 등의 경영진을 만나 미래 사업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12월 중동 출장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가 주최한 비공개 포럼에 참석해 주요 인사들과 관계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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