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5개월간 기업 대출 32조 원 증가… 금융위, 중소기업 지원 연말까지 연장

입력 2022-06-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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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기업 대출 부실, 국내 경제 위협할 수도

5대 주요 시중은행에서 5개월간 기업 대출이 32조 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올리겠다고 시사하면서, 오는 9월 대출 원금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황 유예 등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기업 대출 부실이 국내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뇌관이 될 수 있다.

특히 오미크론 확산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등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분의 77%를 차지, 대응 여력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당초 이달까지 예정됐던 중소기업 신속 금융지원 프로그램 운영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5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668조6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말(635조8879억 원) 대비 올해 들어 5개월 사이 32조1750억 원 늘었다.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가 엄격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1∼5월·24조4203억 원)보다도 오히려 7조7547억 원 커졌다.

기업 대출 증가액(32조1750억 원) 가운데 약 77%(24조6168억 원)는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대출이었다.

이처럼 기업 대출이 30조 원 넘게 불어나는 동안 가계대출은 7조9914억 원 감소(709조529억 원→701조615억 원)했다.

기업 대출이 급증하는 추세는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4월 말 기준 기업의 예금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1106조 원으로 한 달 새 12조1000억 원 불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12조1000억 원)은 4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컸다.

중소기업 대출이 7조8000억 원, 대기업 대출도 4조4000억 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만 2조6000억 원에 달했다.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서 3월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1644조7000억 원)도 작년 4분기보다 63조9000억 원 늘었다. 이 증가 폭은 2020년 2분기(69조1000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한은은 향후 금리가 더 뛰고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급증한 기업대출 가운데 일부에서 연체 등 부실이 나타나고, 금융·경제 시스템의 위험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를 때마다 가계 부담이 3조 원, 기업 부담은 2조7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위험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권도 오는 9월 금융지원 조치가 끝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지원 종료 이후 급격한 대출 부실을 막기 위해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여신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소상공인·중소기업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밀린 대출 원금과 이자를 수월하게 갚도록 10년 장기 분할 상환 등 연착륙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도 통상 5년 분할상환 등의 연착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중소기업 신속 금융지원 프로그램 운영기간을 연말까지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초 운영 기한은 이달 말까지였다. 프로그램 연장 배경으로 금리, 환율, 원자재 가격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기업의 일시적 유동성 위기 우려 확대가 꼽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정상 중소기업(기업신용위험평가 B등급 기업)에 채권은행 공동으로 만기연장, 상환유예, 금리 인하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최근 5년간 594개 기업에 4조7000억 원을 지원했다.

은행권은 최대 4년간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를 지원하고, 필요시 금리를 1~2%포인트(p) 감면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운영 기간 연장을 통해 현재 지원 중인 266개 중소기업은 물론, 향후 일시적 위기로 금융지원을 필요로 할 중소기업들에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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