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ESG의 적용과 활용

입력 2022-06-01 13:10수정 2022-06-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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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대신지배구조연구소장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ESG를 왜 해야 하는지 효익을 말할 때, 가장 일반적인 얘기들은 “ESG 평가를 통해서 회사의 ‘잠재된 Risk’를 사전에 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 활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회사의 현실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불평도 많다. 이유가 무엇일까? 즉, 단순히 ESG 등급 산출과 평가를 넘어, ESG를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ESG의 ‘산업별/회사별 차별화’다. 이를 통해 ‘ESG 위험(Risk)’ 뿐 아니라 ‘ESG 기회(Opportunity)’까지 정의할 때 비로소 ESG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다.

먼저 ESG 지표의 산업별 차별화를 알아보자. ‘산업별 특화 지표들’을 따로 관리하여 평가할 경우 타사 대비 낮으면 위험 요인이 되지만, 관리만 잘하면 회사의 직원이나 고객, 주주나 협력사 등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자사만의 경쟁력이나 장점으로 작용하는 기회 요인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므로 유용하다. 이때 산업별로 중요한 영역이 달라지므로 그 가중치를 다르게 평가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SASB(Sustainable Accounting Standard Boards)의 산업별 위험 분류 기준을 많이 활용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산업별 위험 평가 방법론이나 MSCI의 산업별 리스크 가중치 선정 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다. 가령,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조업과 식음료 산업에서 가장 민감하게 봐야하는 위험 요인이고,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는 자금을 직접 맡아 관리하고 운용하는 금융서비스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리스크 요소이므로, ESG 평가 시 이러한 요인에 더 큰 가중치를 두어 점수를 산정하고 등급을 산출해야 한다.

▲Bain & Company 산업별 Risk Assessment Matrix (출처=BAIN&COMPANY Limited Partners and Private Equity Firms Embrace ESG, 2022)

ESG 평가 모델을 만들어 본 사람이나 회사의 ESG 평가 모델 구축 또는 개선 방향을 도출하는 일을 해 본 사람은 누구나 겪는 일인데, 산업별 분류는 발표하는 기관마다 그 종류와 개수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실제 적용할 때에는 다소 혼란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하나의 인더스트리 기준을 정해서 분석하되,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이나 특징의 실질을 따져보면서 다각적인 기관의 가중치를 참고로 해야 한다.

산업별 세부 특화 지표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MSCI ESG 평가 지표나 한국의 KCGS 평가 지표도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특히, MSCI는 지배구조(G) 투명성 측면에서는 경영 효율성과 부패방지를 위한 일반적인 ‘업계 공통’ 기준들을 사용하지만, 환경(E)과 사회(S) 영역은 ‘산업별 특성’을 반영하여 ‘핵심 이슈들(Key Issues)’을 각각 정의하고 있어서 ESG 이슈를 한눈에 확인하고 활용하기에 유용하다.

가정용품 산업의 경우,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담는 용기나 식기구를 다루기 때문에 무엇보다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생산 현장에서 작업하는 직원 건강과 안전까지 보장되는 ‘화학 제품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가정용품들의 원재료를 조달하는 과정에서도 원청 업체로서 자칫 ESG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고객으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공급망 ESG’도 민감하게 관리해야 한다. 폐기물이나 재활용 또한 이슈가 될 것이고, 제품 라이프 사이클(Product Life Cycle)과 공급망(Value Chain) 단계별로 요소별 ‘탄소 배출(Carbon Emissions)’도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슈들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따라 회사에는 ‘위험’이 될 수도, ‘기회’가 될 수 있다.

▲MSCI의 Risk 가중치 선정 기준 (출처=MSCI 홈페이지, MSCI ESG Ratings Methodology)

또 다른 예로, 투자 업계의 경우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지표가 전혀 달라지는데, 돈을 맡길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해당 회사를 믿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거버넌스(G)’를 최우선으로 살펴야 한다. 다음으로, 자금을 관리하는 매니저의 운용 능력이나 영업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업계에서 ‘인재 유치와 보유 능력’에 따라 회사 손익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산업이라도 핵심 ESG 이슈는 회사마다 모두 다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하는데, 가령 금융 그룹 내 내부 거래나 직원 횡령이 문제 되는 기업도 있고(G), 상품의 불완전 판매로 엄청난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회사(S)도 있을 수 있다. 여기서부터 ESG 평가는 산업별이 아닌, ‘회사별 ESG 차별화’ 이슈가 된다.

회사별로 ESG의 위험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Risk 및 Opportunity 평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역시 MSCI를 통해 살펴보자.

MSCI는 ‘발생 가능성’이 높고 ‘재무적인 영향’이 큰 경우에 ‘리스크 노출도(Risk Exposure)’가 높다고 평가하는데, 리스크 노출도가 클수록 관리 수준도 더 체계적이고 실질적이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때, 특정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산업별로, 지역별로, 회사별로 다를 수’ 있으므로 각각 ‘차별화된 관리체계(Management)’가 요구된다. 예컨대, 캘리포니아처럼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공장이 있을 경우 사고 발생 빈도뿐 아니라 그 피해도 매우 클 것이므로, 모니터링이나 방비 시스템이 다른 지역의 회사보다 훨씬 높아야 하는 것이다.

▲MSCI의 Opportunity Key Issues (출처=MSCI 홈페이지, MSCI ESG Ratings Methodology)

한편,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재무적 기회(Market Size)’ 대비 회사에서 이러한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관리체계(Management)’를 얼마나 가졌는지를 비교하여 ‘기회 노출도(Opportunity Exposure)’를 평가한다. 가령, 소비자의 웰빙 식품 니즈가 급격히 커지는 것은 식품업체에 좋은 기회 요인이 되는데, 신선한 유기농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는 신상품 개발 능력과 이를 효과적으로 팔 수 있는 판매 채널 등 ‘혁신역량(Innovation Program)’을 얼마나 가졌는지에 따라 기회 활용의 내재화는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기업의 ‘잠재적 수익’이나 ‘잠재적 손실’을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다만, 재무적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이슈는 7개에 그치고 있어서, 회사가 노출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요인들은 별도의 작업을 통해 보강해야 한다.

따라서, ESG 평가에서는 위험과 기회의 일반적인 사항만 제시되므로 이러한 평가 방법론을 참고하되,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투자 자산(Asset Class), 공급망 실사, 신상품 기획, 이사회 운영 개선 등 ESG 관리를 좀 더 세분화하여 적용해야 할 ‘우선순위’에 따라 ‘핵심 영역’을 선정하고, 별도의 분석을 통해 회사의 방향에 적합한 ‘구체적인 Risk-Opportunity Profile’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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