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으로 재무건전성 악화를 겪고 있는 보험사들의 신사업 활로를 위해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한 정부 산하 '데이터특별위원회'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2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보험산업 리스크 관리 & 신사업 활로는'이라는 주제로 긴급세미나를 개최했다. 윤창현 의원은 개회사에서 “최근 일부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일이 벌어졌다”라며 “코로나 사태 이후 대내외의 금융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보험산업이 직면한 위기 요인들을 발굴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첫 번째 발제자인 지광운 군산대 법학과 교수는 보험산업이 겪는 이차역마진 리스크를 조명하고, 새로운 회계제도(IFRS17)와 감독제도(K-ICS) 도입으로 인한 변화와 영향 등을 살폈다. 이를 바탕으로 공동 재보험, 계약 재매입, 계약이전 등 보험부채구조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법제화 방안에 대하여 발표했다. 특히, 계약 재매입의 경우 보험소비자의 효용 제고와 보험사의 부채 구조개선을 조화롭게 도모할 수 있는 제도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성희 보험연구원 실장은 인구구조 변화로 수요가 급증한 요양 서비스의 양적, 질적 서비스 개선을 위해 초기 비용 부담완화, 세제 혜택 등 적극적으로 투자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비의료기관 서비스 제공범위 확대 및 복지부 가이드라인의 지속적인 개정‧반영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보험사의 혁신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 정부 산하 ‘데이터특별위원회’ 설치, 중장기적으로 자회사 업종 제한의 폐지 검토 등을 제안했다. 정희수 생보협회장도 참석해 "은행이나 금투는 업종제한이 없는데 보험은 규제가 많다"며 "업종제한을 없애는 것이 헬스케어 영역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토론에서 보편적 국가 복지정책의 틀 내에서 공급되는 서비스의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민간 주도 사회서비스 혁신을 통해 국가 재정과 사회보험 지출의 효율화, 생산성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즉, 정부는 요양·헬스케어 서비스 산업을 전략사업으로 지정하는 한편, 신사업 진출을 위해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해 자발적인 시장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계약 재매입 제도는 오용될 경우 소비자의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면서도, 고금리계약자가 목돈이 필요해 해약하는 경우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공공데이터 개방에 대해서는 통계적 활용으로 개인정보나 정보주권 등의 문제는 없다고 보고, 민영보험사가 활용하지만 정확한 위험률 산출로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신병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전무는 현재 논의가 가능한 부채구조 조정방안으로 △계약이전 △계약전매 △계약 재매입 방안에 대해 비교하고, 계약 재매입이 국내의 현실에 맞는 부채구조 조정방안임을 설명하며, 벨기에와 미국에서 계약 재매입을 도입한 배경과 방향 등에 관해 설명했다.
최병문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는 공동재보험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계약 재매입을 도입을 위해 법적 규정이 필요한 사항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보험계약자의 자율적 선택권 보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규제 완화를 통한 보험회사의 요양·헬스케어 서비스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현 위기 상황의 타개책으로 제시하고, 보험회사가 신사업에 진출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발제자의 의견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금융위원회 이동엽 보험과장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RBC가 하락한 보험사들과 경영 현황, 재무 상황 등에 대해 면밀히 협의하고 있고 보험사의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현행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험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해 오늘 토론회에서 제시된 제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