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13주기 추모식…시민들 野 인사들에 환호, 與에는 야유

입력 2022-05-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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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등장하자 시민들 일제히 연호…이재명ㆍ이낙연도 큰 환호
이준석ㆍ권성동 등 여권 지도부에는 야유
박지현에는 지지자 반응 엇갈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에 지지자들 수천 명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집결했다.

이들은 23일 추도식을 찾은 야당 인사들에게는 환호를, 정부ㆍ여당 인사들에는 야유를 보냈다.

오후 2시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귀빈들이 입장하는 통로 옆 펜스에 모이기 시작한 지지자들은 인사들이 들어설 때마다 다른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사람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그는 오후 1시 59분께 김정숙 여사와 권양숙 여사, 정세균 전 총리 등과 함께 추도식에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문재인"을 연호했다. 통로 앞쪽에 서 있던 시민들은 우르르 문 전 대통령과 함께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이 선대위원장이 들어서자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고, 이어 이 전 총리는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이 전 총리는 잠시 걸음을 멈춰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반대로 정부와 여당 인사들은 환영받지 못했다. 오후 1시 47분께 권성동 원내대표가 등장하자 시민들은 "왜 왔냐"고 힐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에도 "기분 좋냐"고 야유를 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는 "돌아가"라고 가장 큰 야유를 보냈다.

박지현 공동선대위원장의 경우 반응이 갈렸다. 박 위원장이 오후 1시 38분께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지지자들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일부 지지자들은 "화이팅"을 외치며 지지의 뜻을 보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시민들은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도 행사장을 지켰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1만1496명의 지지자가 봉화마을을 가득 메웠다.

봉하마을에 들어가는 좌우로는 '희생과 희망으로 김해를 지킵시다!', '다시 당신을 잃을 수 없습니다. 투표하러 갑니다', '이제, 우리는 노무현입니다' 등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봉하마을은 오전부터 노 전 대통령의 상징적인 색인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지지자들은 모자, 풍선, 마스크, 스카프, 바람개비, 원피스, 면티 등 각자의 아이템을 활용하며 지지 의사를 표했다.

창원시에 거주하는 김모(49) 씨는 문 대통령에게 "임기 하반기 코로나 방역 때문에 마음이 무거울 텐데 이제 지나간 일이고 퇴임했으니 노 전 대통령이 겪었던 정치적 공세에서 자유롭게 본인 뜻대로 농사를 지으면서 나머지 삶을 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해에서 온 이모(58)씨는 "노 전 대통령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력을 누리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다"며 "문 전 대통령도 자기 권력을 다 분산했는데 지금 윤석열 같은 경우는 없는 권력도 뺏어서 막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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