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에 따른 자동차·IT주 중심 단기반등 지속여부 관심
코스피지수 1000과 원달러 환율 1600원에서 각각 견고한 지지와 강력한 저항을 확인한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록 AIG 등 미국 금융기관들의 추가적인 부실이 드러날 가능성이나 자동차 산업에 대한 혈세투입 논란 등 외부 불안정성 요인들은 아직까지 남아있지만 이러한 이슈들의 상당부분이 이미 노출돼 어느정도 증시의 내성이 길러진 시점이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외국인의 현물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3월에 들어서면서 지수 하락과 함께 순매도 강도가 현저히 약화되고 있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주가 상승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원달러 환율도 단기고점을 확인한 이후 점차 안정되고 있어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포지션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는 상당히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증시의 긍정적인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10일 "지수 1050선 전후에서 2일간 방향성 탐색을 위한 숨고르기 장세를 펼쳤던 우리 증시가 아시아 증시 전반이 조정을 보인 것과는 반대로 16포인트 가량 상승하며 위쪽으로 방향을 잡음과 함께 기존 박스권 하단부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류 연구원은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가 정부의 추경 확대 편성에 대한 추진으로 시장에 재부각되고 있다"며 "정부가 보다 강도있는 경기 회복을 추진하기 위해 20조~30조원의 추경을 편성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를 선반영한 녹색성장(LED, 태양광 에너지 등) 및 건설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외국인이 장중 선물시장에서 추가적으로 매도포지션을 취하지만 최근 며칠동안 번번히 무산되면서 외국인의 선물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데다가 추가적인 환매수와 함께 잠재적인 프로그램 매수 유인으로 작용할 여지를 남김으로써 수급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달러 환율의 상방 경직성 확보와 함께 분기 실적을 앞두고 환율 효과에 대한 기대가 IT/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며 "목요일 예정된 선물옵션동시만기 및 금통위 금리결정이 시장의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기보다는 부담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중후반까지 반등 분위기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한범호 연구원은 "코스피는 확장된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고 외환시장의 급등세도 진정되고 있다"며 "2월부터 지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던 프로그램 매물도 지난 주부터 완화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기 주간 도래에 따른 외국인들의 선물시장 숏-포지션 정리 가능성을 감안하면 만기일까지 수급측면의 개선 기대감은 조금 더 이어갈 수 있어 보인다"며 "고점대비 하락률은 이머징 마켓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단기 급락세를 나타낸 선진 증시에서 자율적인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 연구원은 "어려운 증시 여건 속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증시 흐름이 바뀌는 요인들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지수의 추가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는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