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에 경쟁사 바쁘게 움직이는데…‘구본성 리스크’에 발목잡힌 아워홈

입력 2022-05-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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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방법원, 아워홈 임시주총 소집 청구에 따른 심문기일 열어
법조계 “현행법상 임시주총 열릴 가능성 충분해”
리오프닝 이후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분주히 움직여
아워홈도 경쟁력 강화 나섰지만…“경영권 리스크 해소돼야”

▲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례 이틀차인 13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들어서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아워홈이 위기에 빠졌다. 남매간 경영권 분쟁으로 다른 경쟁사들보다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특히 과거 불미스러운 사고에 연루됐음에도 경영 복귀를 시도하는 구본성 전 부회장에 대한 아워홈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끝나지 않는 남매간 경영권 분쟁

22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2일 아워홈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에 따른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난달 21일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해 이뤄졌다.

임시주총 소집 이유에 대해 구 전 부회장 측은 “자신의 아워홈 지분을 합리적으로 매각하려는 방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심문기일에도 구 전 부회장 측은 임시주총을 열어야 하는 이유 등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부회장은 구미현 씨와 손잡고 아워홈 현 대표이사인 구지은 부회장과 다시 경영권 다툼을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아워홈은 창립자인 고 구자학 전 회장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 38.56%를 보유하고 있다. 미현(20.06%)ㆍ명진(19.6%)ㆍ지은(20.67%) 세 자매는 합산 지분 약 60%를 갖고 있다.

애초 임시주총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가 함께 요구했다. 하지만 구미현 씨가 돌연 임시주총 신청을 철회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가 계속 손을 잡았다면 구지은 부회장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보유 지분 합(58.62%)은 50%를 훌쩍 넘는다. 하지만 구미현 씨가 태도를 바꾸면서 구 전 부회장이 독자적인 힘으로 경영권을 빼앗을 확률은 줄었다.

다만 법조계는 구미현 씨가 철회 신청을 했음에도 임시주총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법조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선례를 봤을 때 법적으로 3%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가 신청하면 임시주총은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와 격차 벌어지나…“구본성이 발목 잡아”

갈등이 지속되자 아워홈 내부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체급식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구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킴으로써 아워홈이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아워홈 노조는 지난달 구 전 부회장을 비판하는 성명에서 “(구 전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노동자들을 계약해지 등으로 사지로 내쫓아버렸다”며 “한 기업 대표로서 상상할 수 없는 보복운전으로 회사, 노동자에게 막대한 피해도 입혔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요 단체급식업체들은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회사들이 구내식당을 정상화하고 학교가 급식을 재개하는 시점에서 더욱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 프랜차이즈 봉추푸드시스템과 콜라보레이션 메뉴를 선보였다. 신제품은 봉추푸드시스템을 대표하는 메뉴 ‘봉추찜닭’의 대용량 밀키트다. 30인분 내외 용량으로 구성된 밀키트에는 간장 소스와 넓적 당면 등이 넉넉하게 담겨있다.

신세계푸드는 회사, 학교에 벗어나 프리미엄 아파트 전용 식음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부터는 서울 서초동에 있는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 단지 내 커뮤니티 식음시설 운영을 시작했다.

아워홈 또한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불고기, 숯불갈비 등 K푸드와 어울리는 천연 향미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글로벌 주요 회사의 향료가 한국 요리 향 특성을 발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이런 노력에도 경영권 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 아워홈이 경쟁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 롯데그룹의 경우 오랜 경영권 분쟁 여파로 마트 등 주요 사업에서 좀처럼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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