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9일 금융지주회사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노사협의회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의원입법으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가 자회사의 근로자 임금 등 근로조건과 고용상 지위에 대해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경우 사용자로 볼 것을 명시하고, 금융지주회사에 노사협의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지난 2000년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허용된 이후 국민은행, KB투자증권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KB국민금융지주, 하나은행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등 다수의 금융지주회사가 출범했다.
특히 은행의 대형화와 겸업화를 전제로 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이 2007년 제정된 이후 최근 2009년 2월 시행됨에 따라 금융권에는 기존 기업 그룹 형태에서 벗어나 금융지주회사화하는 현상이 빠르게 가속화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이법 개정안 발의에 대해 "법인격을 뛰어넘는 경영권 행사자인 지주회사제도라는 것은 기존의 노동조합법 체계에는 포섭되어 있지 않고 현행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이나 노사 협의회 등의 노사 대화 채널은 자회사 법인 단위로만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금융지주회사의 경영권 간섭이 본격화되어 자회사 노동자들의 근로관계에 영향을 미칠 경우 명확한 대화 채널이 없는 현상태에서는 노사분규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법 정비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이 의원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