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식용유·밀가루 진짜 부족한 거 맞아?···소비자 불안심리 자극했다"

입력 2022-05-18 14:21수정 2022-05-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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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시내 한 창고형 할인점에서 식용유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사진=남주현 기자)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식용유 공급 차질 우려로 구매량이 급격히 늘자 창고형 할인점과 이커머스 업체들은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식용유 제조업체들은 당분간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어 소비자들의 공포심을 노린 마케팅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이투데이가 서울 시내 곳곳의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점,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의 매장을 직접 둘러본 결과 식용유 부족 현상은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일부 매장에서는 식용유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우려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날 기준 오프라인 매장 가운데 식용유 구매제한을 하고 있는 곳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롯데마트 맥스, 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점들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매장에서는 사조해표 1.7~1.9리터 식용유나 콩기름에 대해 1인당 1개 또는 2개만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한 쿠팡, SSG닷컴 등 일부 이커머스 업체들도 식용유에 대한 구매제한에 들어갔지만 1인당 10~15개로 제한하고 있어 일반 소비자들로서는 크게 영향이 없다는 평가다.

특히 사조해표, 대상, 오뚜기 등 주요 식용유 제조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유통업체들과는 다른 분위기다.

▲1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식용품 매대. 제품이 빈 곳은 있지만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사진=구성헌 기자)
실제로 이투데이 기자들이 각각 서울 시내 곳곳의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 SSM을 방문했지만 어느 곳도 매대가 텅 비어 있거나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현상은 목격하지 못했다. 오히려 킴스클럽 강남점의 경우 물건을 넉넉하게 쌓아놓고 할인행사를 진행중인 상황이었다.

또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에 문의한 결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구매수량 제한 등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말동안 자체 행사를 진행하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고 가격이 오른다는 언론 보도 등에 판매량이 늘기는 했지만 아직 사재기 등의 현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수급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중이지만 발주시 수량이 문제없이 들어오고 있어 아직은 구매수량 제한 등의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구매수량 제한 등은 물량 부족이 아닌 소비자의 불안 심리로 인해 식용유 구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물건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식용유 대란' 소식에 평소에 1개를 살 소비자들이 1개를 더 담고 있는 정도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조,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등 주요 식용유 제조업체도 당장 공급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식용유 제조업체 관계자는 "생산량을 줄인 적이 없고 지금도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수급이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선제 대응으로 재고 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당장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식용유 생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후로 지난 해 하반기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최근 1개월새 대부분의 유통채널에서 상품 가격이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고 오히려 일부 상품의 경우 1주일 전보다 가격이 내린 곳도 있다.

또 다른 생산업체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의 도매가가 오르다 보니 창고형 할인점 등으로 몰리는 수요도 있는 것 같다”면서 “지난 해 이미 출고가를 올렸기 때문에 최근엔 가격변동도 없고 국제 정세 변화 여파도 아직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유통 채널들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마케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실 일반 가정에서 식용유는 1년에 식용유 한두 통 사 먹는 제품인데 사재기를 하는 건 좀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유통사들이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창고형 할인점 관계자는 "창고형 할인점 특성상 소품종만 갖추다 보니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다 많은 소비자를 위한 선제대응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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