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시정연설 키워드는 'IPEF·추경·개혁·북한'

입력 2022-05-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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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 주요 키워드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초당적 협력 △연금·노동·교육 개혁 △인도적 대북 지원이었다. 주요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이 제시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 尹대통령, IPEF 첫 공식 언급 "한미정상회담 의제"

윤 대통령은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번 주 방한하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 논의 계획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IPEF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21일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IPEF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IPEF 참여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24일 IPEF가 출범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제안한 IPEF는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 신(新)통상 의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 경제 협력 구상체다. IPEF 참가국으로는 미국 외 우리나라와 일본·호주·뉴질랜드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필리핀·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 다수도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IPEF 성격상 중국의 견제 기능도 내포돼 있어, 중국의 반발도 예상된다. 중국은 그동안 쿼드 출범 때부터 미국 주도의 역내 협의체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출해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IPEF 참여 논의에 대해서도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미 동맹에 보다 힘을 싣기 위해 IPEF 참여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도 12일 기자회견에서 "IPEF가 어느 한 나라를 겨냥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직접적으로 이해 상충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초당적 협력' 강조한 尹대통령, 신속한 추경 통과 호소

윤 대통령이 이날 시정연설에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이유는 신속한 추경 통과를 국회에 요청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추경안은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의회주의 원리에 따라 풀어가는 첫걸음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 추경 편성 과정에서 고려한 것은 손실을 온전히 보상하고 민생 안정을 충분히 지원하면서도 금리, 물가 등 거시경제 안정을 유지해 재정의 건전성도 지켜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안그래도 물가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역대급 규모인 추경으로 시장에 대규모 돈이 풀리면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민주당의 추경 확대에 분명한 선을 그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첫 시정 연설을 마친 뒤 의원석을 돌며 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추경 예산사업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소상공인의 손실에 대하여 온전하게 보상하겠다. 이렇게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는 일은 법치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본다"며 "이번 추경에서 총 24조5000억원을 투입하여 전체 370만 개의 소상공인 업체에 대해 600만~1000만 원의 손실보상 보전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보상 기준과 금액도 대폭 상향하겠다"고 했다.

방역과 의료체계 전환 지원도 언급했다. 그는 “오미크론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진단검사비와 격리 및 입원 치료비,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등에 3조500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상 복귀를 위해 먹는 치료제 100만 명분과 충분한 병상 확보 등에 2조6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물가 등 민생 안정을 위해선 총 3조1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 보완을 위해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 원의 한시 긴급생활지원금을 총 227만 가구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초당적 협력의 연장선상으로 윤 대통령은 현재 직면한 나라 안팎의 위기 극복을 위해선 '개혁의 완성'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금 개혁, 노동 개혁, 교육 개혁은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게 된다"며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와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 '백신' 등 인도적 대북 지원…北 도발엔 "지속적 평화 만들어야"

윤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는 인도적 지원과 도발엔 강력한 대응이라는 다른 접근법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에 몰린 북한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코로나 위협에 노출된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며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한 자세를 취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 현실은 더욱 엄중해지고 있다. 북한은 날이 갈수록 핵무기 체계를 고도화하면서 핵무기 투발 수단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형식적 평화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 간 신뢰 구축이 선순환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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