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외친 윤 대통령, 여야 일일이 악수…與 “민주, 감사하다”

입력 2022-05-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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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첫 시정 연설을 마친 뒤 의원석을 돌며 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에서 유독 강조한 건 초당적 협력이었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 입장 때와 퇴장 때 국민의힘 의원 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18분가량 진행된 연설에서는 경제와 위기가 각 9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고, 국민과 개혁이 각 7번, 민생과 협력이 각 5번, 도전 4번, 안보 3번 순이었다. 협치를 강조하는 의회주의와 초당적 협력은 각각 4번과 3번이었다.

윤 대통령은 “각자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는 다르지만 공동의 위기를 극복키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영국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예를 들면서 추경 협조를 간곡히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연설에 걸맞게 하늘색 넥타이를 맨 채 여야 의원 모두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본회의장에 들어설 때부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리 쪽으로 입장하면서 악수를 나눴고 연단에 다다라서는 여야와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퇴장할 때는 국민의힘 의원들부터 시작해 민주당을 다시 찾은 뒤 정의당 등 소수정당 소속 의원들까지 한 명 한 명에게 악수를 청했다.

취임한 지 불과 6일 만에 국회를 찾아 야당에 호소하는 건 그 만큼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서다. 제1공약인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담아 처음 편성하는 예산인 추경, 첫 내각의 완성이 달린 국무총리 인준까지 모두 과반 이상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즉,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임기 첫걸음마저 떼지도 못할 수 있는 처지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후 본회의장 정문 앞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눈 이유에 대해 “정부와 여야 간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국회에 와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게 우리 민주주의와 의회주의가 발전해나가는 데 한 페이지가 되길 바란다”고 거듭 협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기조에 따라 국민의힘도 민주당에 유화제스처를 취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하늘색 넥타이를 언급하며 “여야와 협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본다. 제가 당적을 바꾸셨냐고 농담도 했다”며 “민주당 의원들께서 대통령 연설이 끝나자마자 퇴장하지 않고 야당 의석으로 돌아올 때까지 남아 기다린 점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정연설 전 사전환담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임명키로 마음 먹고 아무 고민 없이 연락드렸다고 했다"며 "한 후보자가 협치 적임자라 판단했다며 잘 부탁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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