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뭄에 월셋집도 동난다…서울 월세도 고공행진

입력 2022-05-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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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매물 석달새 18% 급감
전국 최고 감소율…2위 세종 2배
올해 1분기 거래량 2만건 첫 돌파
수요 늘며 월세 가격도 '고공행진'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내 월셋집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전세 가뭄이 계속되자 월셋집으로 전세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대차법과 대출 금리 상승으로 전세 공급과 수요가 모두 줄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된 만큼 당분간 월셋집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 물건 감소율 전국 1위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석 달 동안 서울 내 아파트 월세 물건은 1만8963건에서 1만5527건으로 18.2% 감소했다. 이는 전국에서 감소율이 가장 높은 것이다. 2위인 세종은 8.2% 감소해 서울 월셋집 감소율이 세종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월세 물건 감소는 강북과 강남을 가리지 않았다. 이 기간 감소율 1위 자치구는 성북구로 804건에서 467건으로 줄어 약 42% 감소했다. 2위는 광진구로 483건에서 324건(32.8% 감소)으로 쪼그라들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중 한 곳인 송파구 역시 2379건에서 1734건으로 줄어 약 2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월세 가격도 치솟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형은 지난달 15일 보증금 2억 원, 월세 175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은 지난해 5월 보증금 2억 원, 월세 128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불과 1년 만에 보증금 2억 원 기준으로 47만 원 비싸진 셈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형은 3월 보증금 1억 원, 월세 350만 원에 계약됐다. 이는 지난해 5월 보증금 1억500만 원, 월세 242만 원 계약이 체결된 것과 비교하면 보증금 차이를 고려해도 월세 기준 100만 원가량 상승한 것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서울 월세 거래량,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월세 인기는 거래량으로도 확인된다. 아파트 매매가 주춤한 가운데 월세 거래량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집계가 끝난 3월 월세 전체(월세·준월세·준전세) 거래량은 6551건으로, 지난해 3월 5703건보다 14.8%(848건) 늘었다. 1분기 전체로 확대하면 총 2만1189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2만 건을 넘긴 것은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최초다.

앞으로 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월세 관련 지수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KB리브온이 집계한 지난달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용면적 95㎡형 이하 중형 아파트 기준 101.8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월세를 100으로 놓고 월세가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수치다. 이 지수는 2020년 7월 91.3에서 계속 올라 지난달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렇듯 월셋집 매물이 급감하고 가격이 오른 것은 전세의 월세화 때문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집주인들이 전세를 놓는 대신 월세나 반전세의 임대 형태를 선호하는 현상이다. 특히 지난해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집주인에 불리한 제도가 강제되자 전세 대신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확산하는 추세다.

가락동 A공인 관계자는 “요즘 전세대출 이자가 워낙 비싸서 아예 전세 대신 월세부터 물어보는 손님도 있다”며 “전세 물건도 귀한데다 월세 선호도 높아 월세 물건 거래가 꽤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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