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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저희 회사’가 ‘우리 중소기업’이 되기를

입력 2022-05-12 16:17수정 2022-05-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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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규 IT중소기업부 기자

저희 30명의 회사다. 따라서 국회에 있는 2년 동안 관여하지 않았다”(와이얼라이언스 관련 질의 답변)

저희 회사 제품 판매 중에 공공기관은 매출액의 10%도 되지 않는다”(테르텐 관련 질의 답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1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창업한 기업들의 ‘이해충돌’ 논란과 관련해 해명하면서 한 발언이다. 이날 청문회에선 이 장관의 이해충돌 의혹이 집중적인 검증 대상이 됐다. 오전 10시에 시작됐던 청문회는 12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 장관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주요 쟁점은 이 장관이 자문을 맡은 기관들에 자신이 대주주인 회사 제품이 납품됐던 점에 대한 ‘이해충돌’과 투자 회사의 ‘경영 투명성’ 지적이었다. 2020년 의원으로 당선된 후 이 두 회사의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지 않아 상임위를 옮겼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공격과 방어가 오가는 상황 속에서 이 장관의 아쉬운 점이 드러났다. 이 장관은 자신이 창업한 기업의 대표직을 내려놓았고, 대주주이지만 어떠한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내뱉은 해명 발언 속에선 자신이 보유한 기업에 대해 ‘저희’라는 표현을 반복해 썼다. 장관 후보자의 신분이지만, 아직 회사에 속한 오너라는 느낌이 남아있는 발언이다.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이 장관은 울먹이기도 했다. 이 장관은 “무능했거나 부족했을 수 있으나 저희 기업을 정치를 위해 이용하지 않았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수많은 공격 속에서도 이 장관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잘 피해 나갔다. 결국, 결정적 ‘한방’ 없이 청문회는 마무리됐다. 다음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영 중기부 장관에 대한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국회 입성 전까지 두 회사의 대표였던 이영 후보자는 이제 행정사무를 주관하고 집행하는 중앙의 상급행정관청의 우두머리가 됐다. 자신의 '이해충돌'에서 벗어나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하는 자리에 앉은 것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부터 중소기업의 납품단가연동제, 복수의결권 등 현안 과제들이 수없이 쌓여있다.

이제 장관으로서 이 과제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저희 회사’를 지키는 대주주가 아닌 ‘우리 중소기업들’을 대변하는, 그리고 이들을 위해 울먹일 수 있는 장관이 되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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