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 가고 싶다] ‘대게·블루로드’가 유혹하는 영덕역

입력 2022-05-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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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역

대한민국 동쪽 끝, 2018년 1월 26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영덕역. 동해선 기차의 종착역인 영덕역은 지상 3층의 규모로 동해선 신규 역사 가운데 가장 크게 완성되었다. 역사는 영덕의 고래불 해수욕장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지어졌다. 예로부터 덕이 차 있는 곳이라 불리던 영덕의 수려하게 떠오르는 해와 융기하는 해안의 모습을 상징화한 것이다. 역은 지상으로부터 약 30m 높이에 지어졌는데, 때문에 열차 타는 곳에 서면 발아래로 영덕읍 전체가 펼쳐지는 장관이 연출된다. 에스컬레이터를 3번 갈아타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그 수고가 아깝지 않을 만큼의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장소이다. 이러한 역사의 풍경과 인근의 풍성한 볼거리, 먹을거리로 2018년 개통 이래 당초 예상했던 이용객을 크게 넘어서며 영덕 여행의 새로운 지평을 마련했다.

▲영덕역 지도
동해선 철도는 우리나라 최고의 경관 도로 중 하나인 7번 국도와 나란히 달린다. 하지만 철도가 국도 서편에 나 있어 해안까지 거리가 국도보다 조금 더 멀게 느껴진다. 더불어 열차가 월포역을 지나면 영덕까지 주로 터널만 지난다. 그 수만 해도 포항부터 영덕까지 13개, 구간만 16.8㎞이다. 동해선을 따라 해파랑길과 영덕 블루로드의 절경을 기차 안에서 보고 싶은 이들에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동해안의 주요 도시와 마을들이 대부분 해안선에 집중적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안전과 비용,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보존하기 위해 해안이 아닌 평범한 산과 들, 그리고 터널에 동해선이 놓이게 된 것이다. 대신 도착 후 역사에서 바로 시작하는 걷기 여행길과 푸른 바다 전망은 아쉬움 뒤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와 여행객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영덕 게
영덕 지역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영덕 대게이다. 고려시대부터 임금의 수라상에 올랐다던 대게. 그러나 대게를 먹는 모양이 임금으로서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한동안 금지당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그러나 임금의 품위도 결국 인간의 식도락 본성을 이기지 못했는지 잊을 수 없는 그 맛을 다시 찾아오라 명하여 그 대게를 찾은 곳이 영덕 죽도였다고 한다. 당시 이름 모르던 게를 일컬어 ‘크고 이상한 벌레’의 언기라고도 불렀으나, 곧 그 길게 뻗은 다리가 대나무의 마디를 닮았다는 죽해(竹蟹)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대게가 오늘날 영덕의 대명사처럼 불리게 되었다. 둥글게 영덕을 품어 안은 모양의 반원 형태 역사를 보고 게의 집게발을 떠올리는 여행객들이 많다고 한다.

▲빛과 바람의 길, 영덕 블루로드

영덕의 블루로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바닷길이자 해파랑길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길이다. 블루로드는 해안을 따라 빛과 바람의 길(17.5㎞), 푸른 대게의 길(15.5㎞), 목은 사색의 길(17.5㎞), 쪽빛 파도의 길(14.1㎞) 등 4개의 코스로 나뉘는데, 시리도록 푸른 쪽빛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어 그 풍광이 가히 압권이다. 특히 영덕역을 빠져나와 고불봉에서 풍력발전단지 갈림길을 지나 강구항, 강구 터미널까지 걷는 길은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빛과 바람의 길로 걷는 내내 보일 듯 말 듯 곁에 머무는 바다가 특히 매력적이다.

▲삼사해상공원

오래전부터 동해의 붉은 해, 붉은 기운이 적막강산을 휘감고 마치 붉은 비단이 덮인 듯 새벽 구름에 싸여 있는 고불봉의 모습을 불봉조운이라 불렀다. 영덕팔경으로 손꼽히는 이곳의 절경은 영덕에 유배를 왔던 고산 윤선도가 머물며 시를 남긴 곳으로도 유명하다. 블루로드의 북쪽 출발점이자 영덕역사의 모티브가 된 고래불해수욕장은 고려시대 목은 이색이 고래가 뛰노는 곳이라 하여 명명, 송림, 청정해변, 모래사장이 어우러져 명사 20리로 불리는 곳이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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