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본질은 변한 게 없어..코스피 하락 압력은 여전
한편으론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감이 여전하고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변동도 배제할 수 없어 코스피 1000선에 대한 심리적 지지선 테스트가 한 차례 더 있을 수도 있어 보인다.
지난주 국내증시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참가자들의 코스피 1000선을 지켜낼 것이라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미 금융시장과 경제지표가 지수를 압박하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로 접어든 모습이지만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다우지수 역사와 궤를 함께한 제너럴일렉트릭(GE)마저 금융위기 여파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고 제너럴모터스(GM) 파산 가능성과 상업은행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 우려, 신기록 행진을 연일 지속하고 있는 경제지표 등 해결된 악재는 아무 것도 없다.
중국의 경기부양 모멘텀 역시 증시에 반짝 호재로 작용했지만 대내 여건이 처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이같은 모멘텀만으로 지수가 반등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결론적으로 이번주 코스피지수 흐름 역시 불확실한 대외 악재에 휘둘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는 코스피지수 1000선 하향 재이탈 여부와 원ㆍ달러 환율 1600원 상향 돌파 가능성을 염두한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
증권업계는 코스피지수가 지난주 글로벌 증시대비 견조한 모습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주가 하락이 노출된 악재를 이미 반영했다는 인식에 힘입은 결과가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펀더멘탈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것인지 의문이고 악재에 유독 민감한 특성상 추가적인 변수가 발생할 경우 재차 하락 압력은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증시와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원ㆍ달러 환율이 다소나마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수급상 외국인 매도 강도가 약화됐다는 점은 위안이나 디커플링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인 불확실성 변수가 심리적인 측면에서 국내증시의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같은 시각을 변화시킬 만한 경제지표 발표나 호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나마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이 전인대를 통해 직접적인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중국발 모멘텀은 여전히 시장참가자들에게 기댈 언덕으로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리만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모두가 피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금융구조조정 불확실성과 동유럽발 악재가 여전해 코스피 반등을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숱한 악재 속에서도 1000선을 지켜냈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당장 반등의 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약화됐고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의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