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짜슐랭’ 견제? 농심 ‘비슐랭’·‘짬슐랭’ 상표권 선점

입력 2022-05-11 14:39수정 2022-05-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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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3월 ‘짜슐랭’ 상표권 출원 후 4월 초 상품 출시
농심 4월 말 ‘짬슐랭’·‘비슐랭’ 상표권 출원하며 선점
농심 ‘짜파게티’ 점유율 2020년 8.7%→지난해말 7.5%로 하락

오뚜기가 짜장라면 절대 지존인 농심 ‘짜파게티’를 정조준해 짜장라면 ‘짜슐랭’을 출시하자 농심이 ‘짬슐랭’과 ‘비슐랭’ 상표를 선점하며 견제에 나섰다.

11일 특허청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말 짬뽕과 미슐랭을 합성한 것으로 보이는 ‘짬슐랭’과 비빔면을 뜻하는 ‘비슐랭’을 출원했다. 해당 분류는 곡분 및 곡물조제품, 빵, 과자로 라면을 염두에 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유사한 제품명으로 라면업계 라이벌 오뚜기가 지난 3월 ‘짜슐랭’ 상표권을 출원하고, 이미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심 관계자는 “통상 타사가 미리 선점하는 걸 방지하는 차원이나 추후 출시를 염두에 두고 상표권을 등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오뚜기)
‘짜슐랭’은 짜파게티를 겨냥해 오뚜기가 출시한 신제품으로 올해 4월 초에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상품이다. ‘짜짜로니’를 팔고 있는 삼양식품이 지난해 프리미엄급 짜장라면인 ‘짜장이라구요’를 출시하고, 최근 풀무원과 하림은 각각 ‘로스팅 짜장면’과 ‘더미식 유니짜장’ 등 가격대가 높은 짜장라면을 내놓으며 ‘짜파게티’와의 정면 충돌을 피하고 있지만, 이미 ‘진짜장’을 팔고 있는 오뚜기는 신상품 가격을 ‘짜파게티’와 비슷한 개당 800원 대 전후로 책정할 정도로 ‘짜파게티’를 정조준했다.

▲농심이 특허 출원한 '비슐랭'과 '짬슐랭' 상표권 (사진제공=특허청)

‘짜슐랭’은 쫄깃하고 찰진 면과 풍부한 스프가 조화를 이루는 짜장라면으로, 일반 짜장라면 대비 분말스프 중량을 늘려 진한 짜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기존 짜장라면이 물을 버리고 비벼야하는 것과 달리 5분간 끓인 뒤 분말스프와 유성스프를 넣어 비벼 먹으면돼 조리가 쉽고, 물과 가스를 절약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짜슐랭은 미슐랭과 짜장의 합성어로 출시 한 달 가량 됐지만, 시장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물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재료의 모든 맛을 그대로 농축할 수 있어 짜장의 진한 맛을 살렸다. 본래 오뚜기는 ‘짜슐랭’을 시작으로 물을 버리지 않고 끓이는 '복작복작 조리법'을 짬뽕라면과 비빔면 등 다양한 봉지면에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농심이 ‘짬슐랭’과 ‘비슐랭’의 상표권을 선점하면서 복작복작 조리법을 사용한 신제품에 ‘O슐랭 시리즈’ 상표를 사용하는데 태클이 걸린 셈이다.

농심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오뚜기의 성장세를 지목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면 시장은 지난해 기준 농심이 49.5%로 1위를 달리고, 오뚜기가 26.4%로 뒤를 따른다. 3위와 4위는 각각 삼양식품(10.2%)과 팔도(8.2%)다. 이어 풀무원(0.8%)과 CJ제일제당(0.5%)가 순위를 다툰다.

눈에 띄는 것은 농심의 시장 점유율이 주춤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만 해도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60% 수준으로 18% 내외 수준인 오뚜기의 3배가 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최근 격차는 1.9배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농심의 ‘짜파게티’는 지난해 라면류 브랜드 점유율 7.5%로 ‘신라면(16.9%)’과 ‘진라면(9.5%)’에 이어 3위다. 전체 라면 시장에서 짜장 라면이 5%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절대 강자로 불릴만 하지만 주춤하는 점유율은 골칫거리다. 지난해 풀무원과 삼양식품 등의 경쟁사의 신제품과 농심의 브랜드 ‘짜왕’과 ‘짜왕 건면’의 제살 깎아먹기에 ‘짜파게티’ 점유율이 1.2%p(포인트) 떨어졌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가 치고 올라오면서 농심과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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