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는 5일(현지시간) 중국의 경기부양 발표 무산에 따른 실망 매물과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 주요 금융사 신용등급 하향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81.40포인트(4.09%) 떨어진 6594.44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997년 4월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며 다우존스 30개 종목중 22개 종목이 수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32포인트(4.25%) 밀린 682.55에 거래를 마치며 재차 700선을 내줬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장대비 54.15포인트(4.00%) 내린 1299.59에 장을 끝마쳤다. 이 역시 지난 2003년 3월 이래 최저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 증시는 이날 중국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지 않은데 따른 실망 매물을 쏟아냈고 GM의 파산 가능성 우려가 고조되며 하락 출발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전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경기부양을 위해 올해 9500억위안 규모의 적자예산을 편성키로 했다고 밝혔지만 기대했던 추가 부양책은 내놓지 않았다.
GM에 대한 파산 우려는 회계감사를 맡은 딜로이트 앤드 투시사(社)로부터 제기됐다. 딜로이트는 GM이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 회계감사보고서에서 GM의 생존 가능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주요 외신들도 GM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실행에 옮겨지지 않을 경우 파산보호 신청을 할 수 밖에 없는 수순을 밟아야 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GM 주가는 투자심리의 급격한 위축 여파로 전장대비 15% 이상 급락한 1.86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증시는 이같은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금융권에 대한 불안 우려가 재차 고조되면서 낙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향후 수 분기에 걸쳐 JP모건체이스가 어려움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주가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이어 웰스파고의 장기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금융불안 우려가 재차 증폭된 것으로 확인됐다.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주가는 이 소식에 15%, 14% 이상 각각 하락 마감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금융자회사인 GE 캐피털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된 점 역시 시장 불안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GE는 GE 캐피털의 올해 채산성이 양호할 것이라고 밝히며 장중 등락을 거듭한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씨티그룹 주가가 1달러 수준에 근접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11% 이상 떨어진 3.17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부양 미발표로 인한 관련주들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엑손모빌과 쉐브론텍사코가 5%, 4%씩 내림세를 기록했고 캐터필러도 7% 이상 급락했다. 알코아도 무려 15% 이상 급락세를 연출했다.
모기지 연체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점 역시 주택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작년 4분기 원리금 상환이 1개월 이상 연체됐거나 차압절차에 들어간 모기지 비율이 11.18%를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증시 급락 여파로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77달러(3.9%) 내려간 43.6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