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장식 수술' 故권대희 사건 성형외과 원장에 항소심도 실형 구형

입력 2022-04-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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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권대희씨 어머니 이나금 의료정의실천연대 대표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고 권대희 사건 살인죄 공소장변경 인용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수술실에서 과다출혈로 사망한 고(故) 권대희 씨를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형외과 원장 장모 씨에게 검찰이 1심과 마찬가지로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재판장 양경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장 씨에게 징역 7년 6개월에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마취의학과 전문의 이모 씨에게 징역 6년, 지혈을 담당했던 의사 신모 씨에게 징역 4년, 간호조무사 전모 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장 씨를 비롯한 의사들은 수술 방식을 자발적으로 수용했고, 해당 방식은 구조적 위험성이 있었다"며 "사고방지 대책 역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권 씨가 전신마취가 된 상태에서 출혈이 이례적으로 오래 지속됐고 신 씨는 다른 수술을 위해 피해자 곁을 30분 이상 장시간 떠나있었다"며 "그 시간동안 간호조무사 전 씨가 한 압박지혈을 의료보조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장 씨는 성형외과 원장으로서 관리·감독 권한이 있어 처벌이 필요하다"며 "유족의 처벌 희망 의사가 분명한 만큼 1심과 같은 형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장 씨 측 변호인은 "수술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점에 대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원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지 않다"며 "범죄 형량의 경우 과실 기여 정도에 따라 공범과의 양형 균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장이라고 해도 마취 기록지까지 감독하기는 어렵다"며 "잘못된 기재에 따른 의료법 위반 행위를 무죄라고 본 원심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씨 측 변호인 역시 수술 과정에서 출혈량을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다고 업무상 과실치사라고 하는 검찰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권 씨의 사망 사건이 발생한)소규모 병원에서는 집도의·세척·봉합을 서로 다른 의사가 맡아 한 의사가 시작부터 종료까지 상주하지 않는다"며 "마취과 전문의로서 3~4명의 전신 마취 환자를 관리해야 하는데 각 환자의 출혈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신 씨의 변호인 역시 "출혈량 확인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슨 행위를 해야 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석션통을 보며 지속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석션(suction)은 병원에서 수술 등을 할 때 가래·혈액을 흡입하는 기계 혹은 행위를 말한다.

전 씨의 변호인 또한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 적법한 의료행위라고 주장했다.

권 씨 측 유가족은 "이들은 타인의 존귀한 생명을 하찮게 여겼다"며 "전신마취 환자를 속여 임상 실험을 하고 6500cc 수액만 주면서 서서히 죽어가게 한 의사들 모두에게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오열했다.

1심 재판부는 장 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씨에게는 금고 2년에 벌금 500만 원, 신 씨에게는 벌금 1000만 원, 전 씨에게는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장 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3개의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다 권 씨를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술 당시 장 씨 등은 다른 환자를 수술한다는 이유로 간호조무사인 전 씨에게 30분가량 권 씨의 수술 부위를 지혈하도록 지시해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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