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보다 먼저 사의 표명한 산은 회장…금융당국 수장 유임설 힘 받나

입력 2022-04-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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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거취 불명확…고 위원장, 새 산은 회장 임명 제청할 수도
정은보 금감원장, 내달 3일 은행장 간담회…정권 교체기 외부활동에 해석 분분

▲고승범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초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신년 회동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금융당국 수장들의 유임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6일 금융위에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공기관장 인선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미리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산업은행 회장 제청권자인 금융위원장 거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초 인수위가 꾸려진 이후 차기 금융위원장은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은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수위가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을 속속 발표한 것과 달리 금융위원장은 내정 발표조차 하지 않아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유임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후 일부 금융권 인사가 차기 금융위원장 하마평으로 올랐지만, 유임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고 위원장이 사표를 내기 전에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인 산업은행 회장이 먼저 사표를 낸 것이 의아하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한국산업은행법 제13조에 따르면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한다.

금융위원장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 새 산업은행 회장이 내정된다면 고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 산업은행장 임명을 제청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정권 교체기인 만큼 새 금융위원장이 차기 산업은행 회장을 제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로 비치는데 현재 흐름은 예상 밖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기 전에 이동걸 회장이 사의를 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순서가 이상하다는 얘기를 동료들과 나눴다”고 말했다.

동시에 고 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유임설이 다시 힘을 받는 분위기다. 정 원장은 내달 3일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정권 교체기 막바지에 기관장들이 외부 공식 활동을 자제하는 만큼 이번 간담회를 놓고 여러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서기 직전에는 기관장들이 무색무취로 지내는 게 일반적인데 금감원장이 은행장 간담회를 한다는 것은 임기와 관련해 인수위의 메시지를 받은 거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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