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측, 文 대통령 압박…"거부권 행사할 거라고 본다"

입력 2022-04-2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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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방송 마음에 안 든다고 방송 통폐합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신구(新舊) 권력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검수완박 법안 중재안을 반대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중재안을 긍정 평가한 상태라 양측의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기자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문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검수완박 중재안을 긍정 평가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실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 비서실장은 "형사사법 체계를 바꿔 흔들어 놓고, 검찰을 무력화하고 수사권을 뺏어버리는 거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인가.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거부권을 행사하실 거로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장 비서실장의 발언은 사실상 윤 당선인의 문 대통령을 향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 합의가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윤 당선인은 검수완박 중재안이 잘못됐다며 입법부의 합의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인은) 정치권의 기득권 수호나 정치 범죄 성역화를 위해 형사사법 체계 개편 논의가 진행돼선 안 된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며 "검찰총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비서실장도 검수완박 중재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방송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방송을 통폐합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라며 "정치권에서 헌법 가치를 지켜야 할 책무를 저버리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이 찬성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형사사법 체계를 흔들어놓는 거를 졸속으로 문 대통령 임기 말기에 해야 하는 건지 과연 국민의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양측의 의견이 대립하면서 문 대통령 임기 말 신구 권력 갈등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앞서 양측은 청와대의 용산 이전 문제, 감사위원 선임 등을 놓고 갈등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양측이 대화에 나서 갈등을 봉합했으나, 윤 당선인 측이 검수완박 중재안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면서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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