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에 패배한 유승민 "권력의 뒤끝이 대단…공정도 상식도 아냐"

입력 2022-04-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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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칼춤은 자신에게 돌아가"
尹 당선인 측 조직적 도움 의심
이기인 등 컷오프되자 작심한 듯
측근들에게 정계 은퇴 암시까지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경선 패배에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상대 후보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승리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뜻이라는 이유에서다. 본인의 측근인 이기인 성남시 의원까지 성남시장 경선에서 패배하자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주변 사람들에겐 정계 은퇴까지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은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바보처럼 또 졌다.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며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고 경선 패배 소감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윤석열 당선인을 직접 거론하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김 의원의 승리가 사실상 윤 당선인의 뜻을 반영한 결과라는 의미다. 일각에선 당원 투표에서 유 전 의원이 크게 패배했다는 말까지 나오자 윤 당선인의 조직적인 도움을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과 대결에서 졌다. 자객의 칼에 맞았지만, 장수가 전쟁터에서 쓰러진 건 영광"이라며 "2016년 진박감별사들이 칼춤을 추던 때와 똑같다. 권력의 칼춤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의 이 같은 메시지는 평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유 전 의원 측근은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생각보다 세게 들이받으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본인의 최측근인 이기인 성남시의원이 성남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점도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 측근은 "이 의원도 (경선에서) 잘리고 그러는 걸 보고 발언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 발언 수위를 높일 수 있는 이유는 정계 은퇴를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 측근은 "이제 정치를 안 하시겠다니깐 마지막으로 말씀하시는 것 같다"며 "은퇴 쪽으로 확실히 마음을 잡으신 것 같다. 당원 투표가 좀 의아한 측면이 있어서 저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유 전 의원도 "정치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경기도를 사랑하겠다. 여기가 멈출 곳이다. 제가 사랑하는 이 나라를 위하는 새로운 길을 찾겠다"며 정계 은퇴를 암시했다. 이날 경선 패배 후 측근들과 만나서도 정계 은퇴를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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