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콩·옥수수 등 뛰는 원재료 값에 밥상물가 ‘덜덜’…하반기 식품 가격 또 오를까

입력 2022-04-21 15:59수정 2022-04-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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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밀가루를 비롯해 콩ㆍ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식품ㆍ외식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들어까지 줄줄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일 기준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밀가루(1㎏)는 지난해 1336원에서 10.4% 오른 1475원, 오뚜기 부침가루(1㎏)는 2339원에서 23.9% 오른 2898원을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외식 물가가 높아졌다. 지난달 서울지역 자장면 값은 평균 5846원으로 작년 3월에 비해 9.4% 올랐고, 칼국수 값은 7462원에서 8115원으로 8.8%, 냉면값은 9962원으로 9.7% 비싸졌다.

가공식품도 품목별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해태제과는 내달 1일부터 구운감자와 웨하스, 롤리폴리, 허니버터칩, 후렌치파이 등 8개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올리기로 했다. 농심은 지난달 새우깡과 양파링 등 스낵 22개 브랜드 가격을 평균 6% 올렸고, 롯데제과는 이달부터 빼빼로를 1500원에서 1700원으로, 빈츠를 2400원에서 2800원으로 인상했다. 앞서 농심과 오뚜기, 삼양라면 등 주요 라면업체도 라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외식 및 식품 물가 오름세는 남미 작황 부진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 인상이 영향이 크다. 여기에 액화천연가스(LNG)와 알루미늄 캔 포장용기 등 부자재 오름세를 비롯해 코로나19에 따른 전세계적인 물류난으로 해상 운임이 상승한 영향도 반영됐다.

실제 지난달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국제 곡물 선물 가격 지수는 전달 대비 19.1% 오른 195.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밀가루 가격은 지난달 톤당 401.6달러로 2008년 12월(406달러)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년 전에 비해서도 41.4% 급등했다. 콩기름, 옥수수 선물 가격도 전쟁 이후 40%대 상승하는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해태 허니버터칩.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제는 기후위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파종 자체가 힘들어지면서 밀가루나 옥수수 등의 가격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라면이나 스낵 등 가공식품에서 원재료 비중은 통상 40~50% 내외, 높은 경우 6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식품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하반기에도 식품 업체들은 추가적인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러시아산이 아닌 주로 북미나 호주산 밀가루를 주로 사용하고 통상 3~4개월치를 미리 사두는 만큼 공급에는 크게 차질이 없지만, 문제는 가격”이라면서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가격 전망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식품업계가 주시하는 것은 콩기름과 옥수수 등의 유지 관련 가격 추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맥분은 주로 미국이나 캐나다산을 써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콩기름과 해바라기유 등 유지류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타격이 큰 만큼 대체 원료나 대체 재배지를 확보하는 한편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최근 제품 가격을 100~200원 정도밖에 인상하지 못해 수익성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하반기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원부재료 단가 상승시 2~3년 연속 가파른 가공식품 물가 상승이 발생한 만큼 현재와 같은 곡물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작년 하반기에 가격 인상을 주도했던 라면·제과·제빵 등 주요 식품 업체들이 올 하반기에도 다시 한번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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