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에스베어링, 호황 때 찍은 '무이자' CB 독 됐나…최고 40% 할인 유증으로 '상환 대비'

입력 2022-04-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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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에스베어링CI

씨에스베어링이 증시호황 때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한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 사채)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에 대비해 최고 40% 할인 유상증자 공모를 진행한다.

씨에스베어링은 558억 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모집 금액 중 200억 원을 '채무상환' 목적이라고 18일 밝혔다. 기발행한 1회차 CB와 2회차 BW 발행 조건이 지나치게 발행사에 유리한 탓에 풋옵션 행사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씨에스베어링은 유상증자 자금사용목적에 대해 △베트남법인 시설투자(201억 원, 1순위) △채무상환자금(200억 원, 2순위) △운영자금(157억 원, 3순위)이라고 설명했다.

눈길이 가는 점은 1회차 CB(100억 원)와 2회차 BW(100억 원) 풋옵션 대응을 목적인 채무상환자금이 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9월 CB와 BW를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했다. 먼저 표면 이자와 만기이자가 모두 0%이고, 리픽싱은 발행 당시 전환가액 대비 90%까지만 가능하게 했다. 오버행 우려를 최소화하고 이자비용도 없어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씨에스베어링 주가가 발행가액 대비 90%를 밑돌 때 권리를 행사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사들이는 것이 더 싸서 손실이 발생한다. 1회차 CB·2회차 BW 초기 전환가액은 3만1626원으로, 현재 한도(2만8464원)까지 조정된 상태다. 그러나 현재 이 회사 주가는 1만6000원대 수준으로 40%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풋옵션 행사 기간은 오는 9월 18일부터 3개월마다 돌아온다. 이때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지난해 말 기준 씨에스베어링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10억 원 수준이다.

씨에스베어링은 이번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 기준 주가 대비 최대 40% 수준 할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1차 발행가액(오는 29일 확정)과 2차 발행가액(6월 3일)은 기준주가 대비 20% 할인을 적용한 후, 낮은 금액이 확정발행가액으로 한다. 다만, 이 값이 청약일 전 3거래일부터 5거래일까지 주가에 할인율 40%를 적용한 값보다 낮은 경우, 40% 할인된 값을 확정발행가액으로 갈음한다.

할인 한도를 적용한 것은 이번 유상증자로 지분 희석에 따른 과도한 주가 하락을 대비한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이번 유상증자로 새롭게 발행되는 주식은 391만여 주로 기존 총 주식 수 957만여 주 대비 40% 수준에 달한다.

최대주주는 이번 유증에 100% 참여한다. 씨에스베어링 최대주주는 씨에스윈드로, 지분율 50.24%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모 금액 중 절반은 씨에스윈드가 부담한다.

씨에스베어링 관계자는 "기존 (CBㆍBW) 투자자가 별도로 상환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다"며 "단순히 실익 부분에서 상환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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