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기업 살림...금리 인상에 자금조달 비용 더 늘어

입력 2022-04-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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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현대차증권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오르자 기업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자금 조달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다음 달 미국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릴 가능성이 큰 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도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 공보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은 12조3000억 원어치 진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000억 원) 감소한 수준이다. 기관투자자의 경쟁률도 전년 동기보다 300%P 감소한 225%를 기록했다.

금투협회 관계자는 “1분기는 기관의 투자 심리가 위축돼 전년 동기에 발행사들이 신용 등급에 구애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것과 확연히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신용등급이 AA 이상인 우량채는 그나마 탄탄한 수준을 보였다. AA등급 이상 회사채는 2조8000억 원 예측에 4조7000억 원이 모였다. 반면 BBB등급 이상은 7000억 원 모집에 1조1000억 원이 모여 수요를 소폭 초과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4000억 원 모집에 1조 원 모였던 BBB등급 회사채였다.

경쟁률이 줄어드는 것과 맞물려 회사채 금리는 점차 오르고 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발행사와 기관의 희망금리 차이가 벌어진 이유에서다. 1월 평균 회사채 수요예측 결정금리는 개별 민평 금리에 2bp(1bp=0.01%P)가 추가된 수준이었으나, 2월 21bp, 3월 22bp로 올랐다. 2021년 1분기와 비교해 올 1~3월 차례로 17bp, 29bp, 48bp 오른 수치다.

올해 들어 기관 투자의 심리가 위축된 이유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통화 긴축 기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기존 0.25%에서 0.5%로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다음 달 미국이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확인된 미국의 3월 CPI는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이며 PPI는 통계 작성 후 최고치”라며 “연방준비제도의 빅스텝이 기정사실화된 양상”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미국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총재 없이 진행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올렸다. 여기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금리) 인상 시작 시점은 가급적 조기에, 인상 속도는 점진적으로 유지해 경제 주체들이 통화 정책 기조 변화에 큰 충격 없이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히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금리 인상 흐름이 꺾이지 않으면서 회사채 금리 상승은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곳곳에서 이런 신호는 포착되고 있다. 이달 수요 예측을 진행한 NS쇼핑의 3년물은 민간 채권 평가사가 제시한 금리보다 최고 40bp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그마저도 유효 경쟁률은 0.22배로 1배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외에도 △유안타증권(37bp) △SK루브리컨츠(33bp) △SK네트웍스(30bp) 등 대다수 기업이 민평보다 높은 수준에서 회사채 금리가 결정됐다. 민평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회사채 금리가 결정된 경우도 있었다. △포스코케미칼(-3bp) △롯데칠성음료(-1bp)가 대표적이나, 그마저도 민평 금리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밴드 상단에서 금리가 결정되고 있지만 양호한 기업들은 개별 민평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기도 했다”며 “발행 금리 약세, 물량 부담, 물가 압력과 긴축 경로의 불확실성으로 시장 변동성과 약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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