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지방세 전환, 농·어촌 지자체 재정 '흔들'

입력 2022-04-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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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교부세 사라지면 세수 '뚝'…서울·지방 격차 심화 우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면서 농어촌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보완책 없이 단순 통합이 이뤄지면 서울과 지방의 재정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국세인 종부세를 폐지하고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하겠다고 약속했다. 종부세는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 부과되는 것으로 징수된 세액은 전국 228개 지자체에 부동산교부세로 배분된다.

부동산교부세는 재정 여건이 어렵고 사회복지 수요가 많은 지자체로 배분되도록 설계됐다. 상대적으로 고액 부동산이 많은 서울에서 걷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로 교부하는 지역균형 재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종부세가 지방세로 통합되면 이들 균형 재원이 사라지는 것이다.

나라살림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면 서울의 세수는 2조 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종부세 전국 총액(결정세액)은 3조9000억 원으로 이 중 61.1%인 2조4000억 원이 서울에서 걷혔고, 이 금액이 그대로 서울시 수입이 되는 것이다. 반면 농어촌 지자체인 전남은 3259억 원, 경북 2342억 원, 강원 2274억 원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 울릉과 영양, 전남 함평과 장흥, 강원 양구 등은 지방세 수입보다 부동산교부세가 더 많아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2020년 기준 지자체 총수입 가운데 부동산교부세 비중이 3%이상인 지자체도 전체 228곳 가운데 10%가 넘은 23곳에 달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종부세가 지방세로 전환하면 수도권, 특히 서울과 지방의 재정력 격차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종부세가 수행하는 수평적 재정 불균형 조정 기능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부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선인의 세제 개편 공약은 법령 개정사항"이라며 "세수 등 여러가지 사안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고, 급격한 변화보다는 단계적인 부동산 세제 정상화가 현실성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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