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첫 조우에 尹 "죄송했다"…경청한 朴 "취임식 참석 노력"

입력 2022-04-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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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늘 면목없었다" 속내 털어놔
朴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 尹에 덕담
尹, 취임식 참석 정중히 요청…朴 "건강 허락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회동했다. (제공=당선인대변인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참 면목없고 늘 죄송했다"고 직접 속내를 털어놨다. 이번 방문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대구 사저에 입주한 후 19일 만이며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것도 처음이다. 또 윤 당선인은 5월10일 취임식 참석을 정중히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은 "가능하면 참석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1시간 가량의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 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에 대해 말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도 "(특검은) 공직자로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가지고 있다",. 당선된 이후엔 "임기 시작 전에 만나 앙금을 풀고 감정적인 부분을 털고 싶다"는 의사를 보인 바 있다.

이는 윤 당선자가 검사 시절이었던 2016년 특검 수사팀장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며 박 전 대통령에게 중형을 구형했던 ‘과거사’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의 악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 당선인은 그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 수사 당시 법무부와 검찰의 외압을 폭로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2016년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합류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냈다.

윤 당선인이 미안함을 표하자 박 전 대통령은 담담히 경청했다고 회동에 함께했던 유영하 변호사가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덕담도 건넸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외교·안보란 울타리가 튼튼해야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며 "앞으로 많은 일이 있을 텐데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또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으로 재직했던 업적을 보면서 왜 이런 게 제대로 국민께 홍보가 안 됐는지 안타까움이 있다"며 "취임 후 제대로 알려서 평가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얘기한 것으로 전했다.

두 사람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당시 내각 운영과 청와대 운영 등에 관한 내용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셨던 분을 찾아뵙고 나라를 어떻게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말했다.

다음 달 10일 취임식 참석과 관련해선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정중히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도 건강 상태에 따라 참석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현재 건강상태로는 자신이 없지만, 노력해서 가능한 참석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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